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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21 20:23 수정 : 2007.05.21 20:46

전상일의 건강이야기/

소음은 사람의 몸과 마음에 여러 피해를 주는 무형의 스트레스이다. 주로 노동자들이 공장 등의 일터에서 겪는 고통 때문에, 소음이 사람의 몸에 미치는 영향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반인들이 겪는 생활소음의 피해에도 관심이 커졌다. 생활소음하면 아파트 층간소음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도로의 자동차 소음이다. 자동차 소음은 강도가 크고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겪는다. 최근엔 자동차 소음이 고혈압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스웨덴의 카롤린스카 연구소가 자동차 도로에서 100m 이내에 사는 사람들과 더 멀리 떨어진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고혈압 환자 수를 비교했다. 결과 도로 100m 이내에 사는 사람 가운데 고혈압을 가진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도로변에서 10년 이상 살거나 침실 창문이 도로 쪽으로 있는 경우, 창문이 3중창이 아닌 경우에 고혈압 환자가 더 많았다.

마찬가지로 자동차 소음이 심장병과 연관돼 있다는 연구도 있다. 독일 베를린의 차리트 대학병원 연구진이 베를린 소재 32개 병원에 입원한 심장병 환자 4천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자동차 소음 등 때문에 자신의 생활환경이 시끄럽다고 응답한 여성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 여성들에 비해 심장질환을 가진 비율이 1.5배 높았다.

소음은 이처럼 스트레스로 작용해 심장박동을 빠르게 하고, 혈압을 올리며, 심장 박동이 규칙적이지 않은 심부정맥을 일으킬 수도 있다.

소음과 관련해 흥미로운 점은 소음의 영향이 성별과 성격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이다. 소음과 연관된 고혈압 및 심장병은 여성들이 더 큰 피해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반적인 소음 피해는 내성적인 성격의 사람들이 외향적인 경우보다 더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동차 소음이 고혈압 및 심장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아파트 단지는 상당수가 자동차 도로와 인접한 곳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도로변에 사는 사람들은 자동차 소음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창문 방음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 근본적으로는 주거지를 만들 때 자동차 소음 피해를 줄이는 방법을 내놔야 한다. 소음을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로 인식한다면 병원체 근처에서 살고 싶진 않을 것이다.

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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