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6.17 18:24
수정 : 2007.06.17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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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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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하버드대 공동연구팀…혈관주사법 첫 개발
한·미 공동연구팀이 혈관주사로 실험쥐의 뇌염을 치료하는 데 성공해 치매·파킨슨병 등 뇌질환의 약물 치료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
이상경(사진) 한양대 응용생명공학부 교수는 17일 뇌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유전자·약물을 붙여 뇌혈관에 침투시키는 새로운 뇌질환 치료법을 개발해 뇌염에 걸린 실험쥐를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동물의 뇌에는 외부물질이 혈관에서 뇌 세포로 유입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혈액뇌장벽’이라는 특수한 모세혈관이 있다. 이 혈관은 투과성이 거의 없어 그동안 과학자들은 약물 투여를 통한 뇌질환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연구팀은 광견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뇌 신경세포에 특이하게 감염되는 것에 착안해, 이 바이러스에서 신경세포와 결합하는 특정 부분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이 곳에 뇌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발현하지 못하도록 간섭하는 기능을 지닌 유전자 조각(아르엔에이간섭)을 붙여 뇌염에 걸린 실험쥐 혈관에 주사했다. 이 약물을 혈관 투여한 실험쥐의 80%가 생존한 반면, 약물 투여가 없는 쥐들은 모두 죽었다.
이상경 교수는 “그동안 치매·파킨슨병·뇌염 등 뇌질환을 치료하는 데 가장 난제로 여겨졌던 혈액뇌장벽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네이처〉는 “연구자들이 분자 단위의 약물을 뇌에 전달하는 유용한 방안을 제안함으로써, 뇌질환을 간단한 정맥주사로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하버대의대 프렘레타 샹카르, 만주나트 스와미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논문은 과학저널 〈네이처〉 17일치(현지시각)에 실렸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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