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6.18 18:56
수정 : 2007.06.18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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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일의 건강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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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일의 건강이야기 /
우리 국민이 많이 먹는 생선들에 상당량의 다이옥신이 들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부분의 생선에 수은이 들어 있다는 사실에다, 다이옥신 오염 소식까지 들은 소비자들은 생선을 먹어야 할지 혼란스러울 것이다.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정부의 ‘안전타령’은 왠지 신뢰가 가지 않고, 언론보도를 보면 먹어서는 안 될 것 같지만 과장된 측면도 있어 보인다. 그래서인지 전문가들의 얘기는 피부에 잘 와 닿지 않는다.
생선이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이렇게 서로 반대되는 정보를 본 많은 사람들은 혼란 속에서 나름대로 이익과 피해를 ‘저울질’해 스스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때의 기준은 일정하지 않다. 전문가나 정부의 의견은 단지 참고사항에 불과하다. 사람들의 ‘위해성 인식’은 과학적 사실뿐만 아니라 소득, 교육수준, 건강상태, 지역, 문화, 종교 등의 영향을 받는다.
이번 보도 뒤 대중의 반응은 대체로 다음과 같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거나, 아니면 아예 무관심할 수 있다. 상당수는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와 비교해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생선을 먹었지만 별 탈이 없었듯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생각하거나, 또는 주변 어른들도 비슷한 식습관을 가졌지만 지금까지 건강하다든가, 생선 소비가 많은 일본인들이 최장수 국민이라는 사실들을 떠올리면서 이번 발표에 개의치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앞으로 생선을 먹지 않겠다거나 섭취량을 줄이겠다고 결심할 수 있다.
사람들의 위해성 인식이 복잡하고 다양한 데는 대부분의 ‘위해성’이 확정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확률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나타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누가 내게 ‘생선을 먹어도 되나요?’라고 묻는다면 ‘아직까지는 먹는 게 유리합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생선은 심장병, 치매, 시력저하, 우울증 등을 예방하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혜택을 주기 때문이다. 또 일주일에 한두 번 먹는 정도로는 피해보다 이익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수은과 다이옥신의 피해를 크게 볼 수 있는 어린이와 임신부는 생선 섭취를 일주일에 두 번 이내로 제한하고, 물고기 종류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식품과 건강 논의를 보면서 언제나 생각하게 되는 것은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골고루 먹으라’는 것보다 나은 조언도 없다. 골고루 먹으면 해를 입을 가능성을 줄이면서 음식에서 얻는 이익도 골고루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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