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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20 18:53 수정 : 2007.06.20 20:03

서울의 한 유명 백화점에서 마련된 ‘건강기능식품’ 매장에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는 격언처럼 건강을 위한 식품이나 약품도 적당히 먹어야 기대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연합

중년 10명중 6명 복용…50%는 2가지 중복 섭취
식약청, 건강기능식품 최대함량 기준 입법 계획

비타민C는, 사람에게는 몸밖에서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지만, 토끼나 쥐 같은 많은 동물은 몸속에서 스스로 합성한다는 점에서 호르몬이다. 비타민과 칼슘 등 무기질은 우리 몸의 원활한 생리작용에 필요한 물질이어서 음식을 먹거나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직접 섭취해야 한다. 그러나 건강기능식품의 과다 섭취는 태아기형, 간독성, 위장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실제 김화영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팀의 연구를 보면, 건강기능식품으로 비타민 A·C, 마그네슘 등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은 영양학계가 제시하는 최대 섭취량에 가깝거나 더 많은 양을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건강기능식품의 남용을 근원적으로 해결하려 ‘최대 함량 기준안’을 마련해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기준안이 확정돼 법제화하면 시중의 많은 칼슘보강제·비타민제 등 건강기능식품이 규제 대상이 될 전망이다.

건강기능식품 남용 실태=김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중년 열명 가운데 여섯 명이 무기질·비타민 보충용 건강기능식품을 먹고 있으며, 특히 비타민C(55.3%)와 칼슘(39.5%)을 많이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연구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을 이중으로 먹는 경우가 50%에 이르고, 세 가지 넘게 겹쳐서 먹는 경우도 11%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교수는 “건강기능식품을 많이 복용하는 상위 섭취군의 경우, 비타민A를 음식을 통해 하루 276㎍, 라면·요구르트 등 영양강화식품으로 474㎍, 비타민제 등 건강기능식품으로 2156㎍을 섭취해 총 2906㎍을 먹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는 건강을 해치지 않고 하루에 먹을 수 있는 섭취량 상한인 3000㎍에 근접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타민A는 시력, 성장, 면역 등 기본 생리기능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지만, 외국의 한 연구는 가임기 여성이 비타민A 보충제를 날마다 3000㎍씩 섭취했을 때 태아가 기형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했다.

상위 섭취군의 비타민C와 칼슘의 섭취량도 상한선에 근접했고, 마그네슘과 아연, 엽산, 비타민B6 등은 상한 섭취량을 훨씬 뛰어넘었다. 과다 복용 땐, 칼슘은 신부전증 증상 등이 나타나는 우유-알칼리증후군을, 비타민C는 설사·복통 등 위장관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연구됐다.

비타민 무기질의 이용실태와 건강기능식품 최대함량 기준안

최대 함량 기준=권오란 식약청 건강기능식품규격팀장은 “국제식품규격위원회(코덱)의 권고 등을 근거로 건강기능식품의 무기질 및 비타민 최대함량 기준을 마련했다”며 “영양학계와 의료계, 산업계, 소비자단체 등 각계의 의견을 모아 8월 말께 건강기능식품공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준안은 우선 무기질과 비타민을 크게 세 집단으로 나눴다. 1집단은 크게 독성이 없거나 위해평가가 불가능한 경우, 2집단은 권장섭취량에 비해 상한섭취량이 커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떨어지는 경우, 3집단은 두 수치가 인접해 안전범위가 좁아 가장 위험한 경우에 해당한다. 1집단의 최대 함량은 ‘권고 기준’으로, 2·3집단의 최대 함량은 ‘강제 기준’으로 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권 팀장은 밝혔다.

그는 “현재 권장섭취량을 제품 최대함량으로 강제하고 있는 비타민A의 경우 기준값이 700㎍에서 1000㎍으로 오히려 늘어나는 등 대다수 건강기능식품 최대 함량 폭이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염창환 관동대 의대 교수는 “식약청 안대로면 비타민C의 경우 지금의 하루 권고 함량이 1000㎎인 비타민의 경우 최대 함량이 592~497㎎으로 절반 정도 줄어들게 돼, 시중에서 팔리는 한 알에 1g짜리 제품은 사실상 판매가 금지된다”며 “비타민 등의 남용을 막으려면 최대 함량 기준을 넘는 양을 섭취해야 할 때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 복용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영양강화식품 라면·우유·음료수·요구르트 등 간식이나 간단한 식사 대용으로 먹는 가공식품

건강기능식품 영양소를 직접 섭취하는 비타민·무기질 보충용 제품

상한섭취량 일반인에게 건강상 유해를 끼치지 않을 최고 일일 영양섭취량

권장섭취량 건강한 사람의 95%가 영양 결핍이 되지 않도록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의 양

최대함량 기준 건강기능식품 각 제품마다 적용되는 비타민과 무기질의 최대 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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