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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09 18:15 수정 : 2007.07.09 18:15

전상일의 건강이야기

전상일의 건강이야기 /

미국 쌀이 인기라고 한다. 수입 초기만 해도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으나 올해는 수입량 전부가 팔렸다고 한다. 무역협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미국 쌀을 수입할 수밖에 없겠지만, 미국 쌀에서 중금속의 하나인 비소의 농도가 높은 것으로 밝혀진 것에 대해선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영국의 애버딘대학 연구진이 최근 미국 몇몇 주의 슈퍼마켓에서 팔리는 쌀의 비소 농도를 잰 결과 캘리포니아산 쌀의 평균농도는 160피피비(ppb, 10억분의 1), 중남부 지역 쌀은 270피피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낮게 검출된 것은 캘리포니아산 유기농 쌀로 100피피비였고, 가장 높은 것은 루이지애나산으로 660피피비나 됐다. 미국 중남부지역 쌀의 비소 농도가 높은 이유는 과거 이 지역에서 목화를 재배하면서 비소가 든 살충제를 다량으로 사용했는데, 이 땅에서 목화 대신 쌀을 재배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기존 연구에서도 미국 쌀의 비소 농도가 유럽이나 인도산에 비해 높다는 보고가 여러 번 있었는데, 이번 연구는 이를 재확인시켜줬다.

여기에 더 주목해야 할 점은 검출된 비소의 절반 정도가 사람에게 치명적인 ‘무기비소’ 형태라는 점이다. 하루에 300피피비의 비소가 든 미국 쌀을 100g을 먹는다면 30㎍의 비소를 섭취하는 셈이며, 무기비소의 섭취량은 그 절반인 약 15㎍ 정도가 된다. 이는 무기비소에 대한 음용수 기준인 리터 당 10㎍을 넘는 수치다. 그러나 현재 쌀에 대한 비소 기준은 설정돼 있지 않다.

비소는 주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인체로 들어와 몸속에 쌓인다. 특히 무기비소는 방광, 피부, 신장, 폐 등에 암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이다. 무기비소는 또 수정 능력을 떨어뜨리고, 고혈압, 당뇨, 출생결함 등의 원인이며, 어린이들의 지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쌀의 중금속 오염 얘기를 하면 국내산 쌀도 자유롭지 못하다. 국내산 쌀에서도 카드뮴을 비롯한 여러 중금속이 검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폐광산 주변 지역에서 생산된 쌀의 중금속 오염은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 식생활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이 문제는 어떻게든 꼭 해결돼야 한다.

정부가 잘 관리하고 있을 것으로 믿지만 미국 쌀의 비소 농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쌀의 비소 오염 정보가 알려지지 않아 답답하고 걱정된다. 정부는 신속히 미국 쌀의 비소 함유 실태를 파악해 그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하길 바란다.

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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