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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23 18:24 수정 : 2007.07.23 18:24

전상일의 건강이야기

전상일의 건강이야기 /

지방을 적게 먹고 탄수화물을 많이 먹는 것이 올바른 식생활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지방과 마찬가지로 탄수화물에도 몸에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있기 때문이다. 탄수화물의 질을 판정하는 주요 척도로 ‘혈당지수’라는 것이 있다. 이는 음식을 먹은 뒤 혈당이 높아지는 속도에 따라 구분되는 지수로, 빨리 흡수돼 혈당을 그만큼 빨리 높이는 탄수화물일수록 혈당지수가 높다.

그동안 여러 연구에서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을 많이 먹을수록 심장병, 당뇨, 대장암과 같은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최근에는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이 시력에도 영향을 준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의 터프츠대학 연구진이 4099명(55~80살)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 섭취가 가장 많았던 집단은 가장 적었던 집단에 비해 눈에 ‘노인성 황반변성’이 나타난 비율이 40%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성 황반변성이란 노화가 진행되면서 눈의 황반에 문제가 생겨 시력이 나빠지거나 심하면 실명까지 일으키는 질환이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완전히 치료되지 않으며, 노인 실명의 가장 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흥미로운 것은 전체 탄수화물 섭취량은 이 질환과 관련이 없었고, 오직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의 섭취량만이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이다. 혈당지수가 노인성 황반변성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메커니즘은 확실하지 않으나, 연구진은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이 눈의 세포에 ‘산화 스트레스’를 일으켜 염증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으로 추측했다.

미국에서는 지방 대신 탄수화물 섭취를 권장한 기간에 당뇨 환자가 약 40% 늘었다고 한다. 서양식 식습관을 따라가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고려할 때 나쁜 탄수화물의 지속적 섭취는 국민 건강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

그러므로 탄수화물을 먹을 때도 지방과 마찬가지로 몸에 좋은 탄수화물을 먹도록 해야 한다. 혈당지수가 높은 탄수화물은 ‘나쁜 지방’(콜레스테롤)만큼이나 몸에 해롭다.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으로는 설탕, 흰 빵, 흰쌀밥, 감자, 초콜릿, 과자, 케이크, 파인애플, 바나나 등을 들 수 있고, 혈당지수가 낮은 식품은 통밀빵, 콩, 현미, 보리, 호밀, 고구마, 채소, 견과류, 치즈, 키위, 레몬 등이다. 평소 식이섬유가 많은 잡곡과 콩을 섞어 밥을 하고, 국수를 먹을 때도 정제되지 않은 곡류로 만든 국수를 먹는 게 좋다.

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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