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7.23 18:56
수정 : 2007.07.23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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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조기 검진을 위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50살 이상에서 분변검사 결과 이상이 있을 때 대장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국립암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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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5년 생존율 49%로 2배
“발병-치료경험 많은탓” 분석도
보건복지부는 최근 국가암등록사업에서 나온 암 발생률 및 생존율 통계 결과를 발표했다. 암에 걸리더라도 진단과 치료 뒤 5년 이상 생존한 환자의 비율이 1998~2002년에는 46.3%로 거의 절반에 이르렀다. 1993~1997년 41.7%에 견줘 약 5% 정도 높아진 수치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걸리는 암들은 미국에 비해 생존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국가 암 조기검진사업 등의 성과가 나타났다고 판단하고, 앞으로 국민이 검진사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특히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금연에 성공한다면 암 생존율을 크게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복지부는 밝혔다.
■ 위·간·자궁경부암은 미국보다 생존율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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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발병 주요 암의 5년 생존율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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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2002년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인 위암의 5년 생존율은 49.4%였다. 이는 미국의 1996~2002년 통계인 23.9%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세 번째로 많은 간암 역시 우리나라는 14.4%, 미국은 10.0%로 조사됐다.
여성에게 많은 암인 자궁경부암은 우리나라가 80.1%, 미국이 73.3%로 나타났다. 이들 암의 5년 생존율이 미국보다 높은 이유에 대해 신해림 국립암센터 암예방사업부장은 “미국에 비해 발생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암에 대해, 우리나라가 조기 진단을 위한 검진사업으로 초기에 발견·치료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검진사업의 효과와 더불어 우리나라에 많은 암은 상대적으로 국내 의료진이 미국보다 치료 경험이 많아 치료 성공률도 높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이웃 나라 일본의 사례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위·간암 등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은 1993~1996년 위암은 58%, 간암은 17%의 5년 생존율을 보여 우리나라보다 성적이 좋다.
■ 전체 암 생존율은 미국이 좋은데? 전체 암 통계에서는 미국의 5년 생존율이 66.1%, 우리나라가 41.4%로 나타났다. 수치로만 보면 미국이 더 좋은 성적을 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두 나라에서 많이 생기는 암 종류의 차이를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암은 위·폐·간암 등으로 5년 생존율이 미국보다 좋거나 거의 같은 13~49%이다. 반면 미국은 걸리더라도 치료가 잘되며 5년 생존율 역시 70% 이상 되는 전립선암이나 피부암, 유방암이 많다. 미국 남성이 걸리는 암의 셋 가운데 하나가 전립선암일 정도다. 곧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생존율이 높거나 치료가 잘되는 암에 잘 걸리는 것이지, 전반적인 의료기술의 차이에서 전체 암 생존율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 여성이 걸리는 암이 생존율 높아 국내에서 암은 남성들에게 많다. 나이 등을 고려해 인구 10만명당 암 발생 환자 수를 비교해 보면 2002년의 경우 여성은 186.2명이었고 남성은 그보다 40여명 많은 227.8명이었다. 남성은 평균수명에 이르기까지 4명 가운데 1명, 여성은 5명 가운데 1명이 암에 걸리고 있다. 게다가 5년 생존율도 1998~2002년 남성이 37.8%, 여성이 57.0%로 여성이 20%포인트 가량 높다. 이 역시 암에 걸리더라도 생존 가능성이 큰 갑상선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이 여성들에게 많기 때문이다. 이런 암들은 5년 생존율이 각각 96.7%, 85.0%, 80.4%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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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암 조기검진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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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연 등 암 예방수칙 챙겨야 1993~1997년의 5년 생존율보다 1998~2002년에 생존율이 더 떨어지거나 제자리걸음을 하는 암들도 있다.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8.2%에서 7.3%로 나빠졌고, 폐암은 11.4%에서 13.7%로 조금 나아졌을 뿐이다. 국립암센터는 “이들 암이 주로 흡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며 “금연이 암 정복을 위해 꼭 필요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5대 암 검진과 같은 검진을 꼭 챙기는 등 적절한 운동법과 식사 방법을 담은 ‘국민 암 예방 수칙’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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