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7.30 18:27
수정 : 2007.07.3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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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일의 건강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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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일의 건강이야기 /
의료기술의 발달로 암 환자의 생존율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암에 걸리는 사람은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암 발생이 느는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다. 새 화학물질의 등장, 환경오염의 악화, 식습관의 변화, 수명 증가, 스트레스, 운동 부족, 그리고 암을 찾아내는 진단기술의 발달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암에 걸리는 사람이 크게 늘다 보니 암에 대한 오해도 많다. 실제 최근 미국 암협회의 연구진이 997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암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일반인의 생각은 암을 연구하는 역학 전문가들(10명)과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67.7%)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은 미국에서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믿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암으로 죽을 위험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이 밖에 ‘휴대전화가 암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29.7%였고, ‘디오더런트(겨드랑이 땀 및 냄새 억제제)가 암을 일으킬 수 있다’(13.7%), ‘철심이 들어간 브래지어가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다’(6.2%), ‘태닝 기계로 살갗을 태우면 암에 걸리지 않는다’(6.2%), ‘타르 함량이 낮은 담배를 피우면 폐암에 걸릴 위험이 준다’(14.7%) 등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 가운데 이 설문들의 내용을 지지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휴대전화와 디오더런트의 암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는 ‘평가하기 힘들지만 없을 것 같다’는 대답이 각각 8명, 5명이어서, 다른 질문과 달리 단호하게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비율이 낮았다. 이는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휴대전화 사용 때문에 암이 생긴다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또 수년 전 유명 학술지에 디오더런트 사용자 가운데 유방암에 걸린 여성들의 유방조직에서 디오더런트 성분이 검출돼 이것이 암 발생과 관련된 것일 수 있다는 논문이 실린 뒤 논란이 일어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디오더런트가 유방암 발생과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이번 연구는 최근 암이 크게 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과 전문가 사이의 위해성에 대한 인식 차이를 좁힐 수 있다면 암 치료에 드는 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이는 것은 물론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인식차이를 줄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는 올바른 건강정보의 전달임은 부언할 필요가 없다.
전상일 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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