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8.20 17:49
수정 : 2007.08.2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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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일의 건강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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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일의 건강이야기 /
그리스의 크레타 섬 주민들은 비슷한 양의 지방을 섭취하는 핀란드 사람들에 견줘 심장병 발병률이 10분의 1 수준이라고 한다. 학자들은 이를 두고 올리브유와 같은 불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그들의 식습관 덕택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리브유는 심장박동을 규칙적으로 유지하고 혈전을 녹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 올리브유는 심장에만 좋은 게 아니다. 올리브유의 주성분인 올레산은 유방암 유전자로 만들어지는 단백질의 양을 줄여 유방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올리브유는 핏속에 있는 몸에 해로운 콜레스테롤을 줄이기도 한다.
이처럼 올리브유가 건강에 이롭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런데 올리브유는 와인처럼 등급도 다양하고, 등급에 따라 향도 다르며 건강 효과도 차이가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더 자세히 구분하기도 하지만 올리브유를 우수 등급부터 나열하면 엑스트라 버진(extra virgin), 버진(virgin), 정제유(refined), 퓨어(pure) 순이다. 이는 ‘폴리페놀’이 많은 순서이기도 하다. 폴리페놀은 강력한 항산화제로 심장질환 및 암 예방 효과를 지닌 식물성 화학물질이다. 항산화제는 질병과 노화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활성산소’가 몸에 쌓이지 않도록 이를 제거하는 구실을 한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버진 등급과 정제유, 그리고 퓨어 등급의 효과를 비교했는데, 버진 등급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등급이 높더라도 신선도가 떨어지면 항산화효과도 줄어든다. 이에 올리브유를 구입할 때는 반드시 제조날짜를 확인해야 하며, 만든 지 1년 이내의 것을 구입하는 게 좋다. 올리브유를 대폭 할인해서 파는 상점도 있는데, 이때는 특히 유의해야 한다. 몸에 좋은 과일이라도 시든 것을 비싸게 살 필요가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언제나 높은 등급의 올리브유를 선택할 필요는 없다. 등급에 따라 가격 차이도 크고, 조리법에 따라 등급의 장점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리브유를 조리용으로 쓸 때보다는 샐러드에 뿌려 직접 먹을 때 더 높은 등급이 권장된다.
고령출산 및 저출산, 엄마젖 먹이기 기피, 음주 및 흡연, 육류 위주의 식습관, 스트레스 등은 모두 유방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위험요인들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유방암이 크게 늘고 있으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올리브유를 식단에 포함하는 것은 효과적인 대안의 하나가 될 것이다.
전상일 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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