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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8.27 19:32 수정 : 2007.08.27 20:23

혈압을 재고 있는 모습. 30살 이상이면 1년에 한번씩은 혈압을 재 보아야 한다. 삼성서울 병원 제공

“제대로 치료·관리” 27%
140-90 넘으면 약물치료
비만자 체중만 줄여도 효과

최근 보건복지부가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기초로 여러 생활습관병 관리 실태를 분석했더니, 우리나라에서 혈압이 기준치보다 높은 사람 가운데 제대로 조절하고 있는 사람은 30%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혈압이 높아도 이를 알고 있는 사람의 비율 역시 60%에 미치지 못했다. 고혈압은 뇌졸중, 심장질환 등 치명적인 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여, 당뇨와 함께 꼭 조절돼야 할 생활습관병의 대표적인 질환으로 꼽힌다. 질병관리본부는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질환은 환자의 자발적인 조절 노력과 함께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관리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혈압 관리 현황
■ 관리 실태=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국내 30살 이상 성인 가운데 28%가 고혈압이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고혈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이 가운데 57%에 지나지 않았다. 특히 30~40대의 인지율이 크게 떨어졌다. 50대 이상에선 60%에 가까운 인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30~40대에서는 40%를 넘지 못했다.

또 자신에게 고혈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 가운데 실제로 혈압을 조절하고 있는 비율은 고혈압이 있는 사람의 27.2%에 불과했다.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 가운데 38.6%는 조절이 되지 않고 있었다. 김영택 질병관리본부 만성병조사팀장은 “치료를 받아도 혈압이 관리되지 않는 이유는 불규칙적으로 치료를 받거나 임의로 중단한 때문으로 판단된다”며 “지속적인 치료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 방심은 금물=고혈압은 대부분 평소에 아무런 증상이 없다. 때문에 혈압이 높아도 관리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고혈압은 뇌졸중, 심장질환 등 치명적인 질환으로 이어지기 쉽다. 고혈압과 관련한 뇌졸중 발생률이나 허혈성 심장질환 사망률 등은 실제로 크게 늘고 있다. 복지부 자료를 보면 인구 천명당 뇌졸중 발생률은 1995년 1.6명에서 2004년 2.2명으로, 인구 십만명당 허혈성 심장질환 사망률은 1995년 13.1명에서 2005년 27.5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손영래 복지부 건강투자기획팀 사무관은 “뇌졸중 등은 생명을 앗아가기도 하며, 때로는 온몸의 마비 등 치명적인 장애가 남을 수 있으므로 평소 고혈압 관리에 소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 바람직한 관리법=30살 이상이면 1년에 한번씩은 혈압을 재봐야 한다. 이때 낮은 쪽 혈압이 90㎜Hg 이상, 높은 쪽 혈압이 140 이상인 기준을 어느 한쪽이라도 넘으면 관리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고 해서 곧바로 약물 치료를 하지는 않으며 대체로 석달 이내에 3번 정도 잰 결과 연속해서 이런 기준을 넘으면 약물 치료를 해야 한다.

또 미국의 고혈압합동위원회가 지난 2003년 높은 쪽 혈압은 120~129, 낮은 쪽이 80~84인 경우도 ‘고혈압 전단계’라고 판정한 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이들 가운데는 졸지에 정상에서 고혈압 환자가 된 것 같아 불안해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성지동 삼성서울병원 내과 교수는 “미국에서 나온 발표는 혈압 상승과 합병증 발생 위험이 비례한다는 점을 환기시킨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즉 이 범위에 속한 사람이 혈압을 관리하지 않으면 혈압이 올라갈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뜻으로 이해하라는 얘기다.

고혈압 관리는 약물 치료와 함께 생활요법이 중요하다. 비만이나 과체중일 때는 몸무게만 줄여도 정상 혈압을 회복할 때가 많다. 아울러 규칙적인 운동, 식단에서 과일·야채의 비중 높이기, 절주, 금연 등이 고혈압 관리에 필수다. 운동은 빨리 걷기, 조깅, 등산, 수영 등과 같은 유산소운동으로 한 번에 30분~1시간 정도, 일주일에 3~5차례 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고혈압’ 잘못 알려진 사실들

뒷목 뻣뻣해지고 두통?…혈압약은 평생 먹어야?

고혈압에 대해서 잘못 알려진 정보도 많다.

우선 고혈압은 증상이 없다. 혈압이 오르면 뒷목이 뻣뻣해지거나 머리가 띵하게 아프다는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혈압이 올라 증상이 생겼다기보다는 반대로 몸이 불편해서거나, ‘혈압이 오른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를 보면 혈압은 높으나 자신이 고혈압임을 알지 못하는 사람과 정상 혈압인 사람들 사이에 두통을 느끼는 비율의 차이는 없었다고 한다. 종종 고혈압도 증상이 있다고 여기고, 증상이 있을 때만 약을 챙겨 먹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관리법이다.

혈압을 조절하는 약을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고 얘기하는 이들도 많다. 고혈압의 관리가 평생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약물로 관리하면서 몸무게 조절, 식사습관 조절, 운동 등을 잘 실천한다면 약은 점차 줄이거나 끊고 이런 생활요법만으로도 관리될 수 있다. 의사가 약물 치료를 하자고 권유할 때는 여러 점을 고려해 약을 먹는 편이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혈압이 낮은 ‘저혈압’이 더 위험하다는 속설도 널리 퍼져 있다. 이는 심한 출혈 등으로 심장 기능이 심각하게 떨어진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때는 혈압이 낮으면 생명까지 위협하므로 실제로 대단히 위험하다. 하지만 평상시 혈압이 낮다는 사람은 대부분 ‘낮은 정상범위’이며 이런 상태가 건강에 해롭다는 증거나 이론상 근거도 없다. 이런 사람들은 낮은 혈압으로도 온몸에 피를 충분히 공급해 정상으로 살아간다. 다만 노인들은 젊은 사람에 견줘 상황에 따른 심혈관계의 대처능력이 떨어진다. 때문에 앉아있거나 누워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면 순간적으로 혈압이 낮아지고 뇌혈류량이 떨어지면서 어지러움을 느끼는 ‘기립성 저혈압’이 나타날 수 있다.

김양중 기자

도움말=성지동 삼성서울병원 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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