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8.27 20:24
수정 : 2007.08.27 20:24
|
전상일의 건강이야기
|
전상일의 건강이야기 /
화장실에 갔다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또 화장실에 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때 어떤 부모들은 소변을 참지 못하고 자꾸 화장실에 가자고 보채는 아이를 나무라거나 한동안 소변을 참도록 강요하기도 한다. 이는 부모가 아이의 상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편의만을 고려한 처사이다. 아이들에게 소변을 참도록 요구하면 아이들은 요로 감염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지고, 요로감염 증세가 있을 때 화장실에 자주 가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요로감염은 아이들 질환 가운데 가장 흔한 감염성 질환의 하나로 오줌이 나오는 길에 세균이 침투해 일어나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때에 따라서는 콩팥 장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최근 영국의 보건당국(NICE)이 어린이 요로감염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부모들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으려고 요로감염 지침서를 발간했다. 특히 어린이 요로감염 요인 가운데 생활 습관 등과 관련된 부분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먼저 엄마젖을 먹으면 요로감염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엄마젖만을 먹은 아이들은 요로감염 예방효과가 컸으며, 젖 먹이는 기간이 길수록, 그리고 남자보다 여자 아이들이 엄마 젖의 혜택을 더 많이 본다고 설명했다. 소변 보는 습관을 잘 관찰해도 요로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기저귀를 뗐는데도 자주 침대에 지도를 그리거나 바지에 오줌을 싸는 아이 △한 번에 소변을 다 보지 못하고 조금 지나서 또 소변을 보는 아이 △오줌을 오랫동안 참았다 누는 아이 △소변 볼 때 아파하는 아이 등은 요로감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포경수술을 받은 남자 아이들이 요로감염 위험이 낮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하면서 포경수술이 부작용도 있지만 요로감염 측면에서 본다면 이익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이뤄진 연구들을 모두 종합한 결과 남자 아이가 일찍 포경수술을 받으면 요로감염 위험이 87%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저귀의 종류와 요로감염과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천 기저귀나 일회용 기저귀를 쓰는 아이들이 요로감염에 걸릴 위험에서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 목욕 횟수, 용변 뒤 손 씻기, 비누 사용 여부 등의 위생습관도 요로감염과 의미 있는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지침서는 젊은 부모들은 아이들의 요로감염을 그냥 지나치기 쉽다고 하면서, 열이 나거나 짜증을 내고, 식사를 거부하면서 의욕상실·구토·설사 등의 증세를 보일 때는 요로감염을 생각해 보라고 조언했다.
전상일 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