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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나라의 처방 품목 현황 비교 / 의료기관별 처방 품목 수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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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남용·혈액관리 구멍 여전
우리나라 환자들은 하나의 질병에 평균 4가지 약을 처방받아, 미국·호주 등의 2배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가지 약을 한꺼번에 먹으면 약의 상호작용으로 약효가 줄거나 부작용이 심해져 약화 사고의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올해 1분기 병·의원의 진료 내역을 바탕으로 처방 당 약품수를 조사한 결과, 한 질병에 대한 처방 1건 당 약품수가 평균 4.13개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미국 1.97개, 호주 2.16개, 일본 3.0개 등에 견줘 크게 많은 것이다. 또 이런 처방약 가짓수는 2002년 4.51개나 2005년 4.11개와 큰 차이가 없어, 여전히 약물 남용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방 1건당 약품수는 의료기관 규모별로도 차이가 났는데, 의원급이 4.24개로 대학병원과 같은 종합전문요양기관의 3.3개, 종합병원의 3.9개보다 많았다. 의원들 사이에서도 처방 품목 수는 같은 질병에도 의원들에 따라 1개부터 10개까지 큰 차이를 보였다.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처방 약품수가 높은 원인으로는 제산제, 궤양치료제나 정장제 등 소화기 관련 약 처방 비율이 높은 점이 지적됐다. 김수경 심평원 평가2팀장은 “전체 의료기관에서 소화기 관련 약 처방이 필요 없는 질환에서도 소화제 처방 비율은 60.5%에 이른다”며 “소화기 관련 약의 남용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소화기 관련 약은 처방된 약 품수가 많아질수록 처방 비율이 높아져, 3개 이상에서는 60.3%, 5개 이상에서는 73.7%가 처방됐다. 김 팀장은 “불필요하게 약을 많이 먹으면 약효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것은 물론, 부작용만 커질 수 있고 약값 부담도 늘어난다”며 “특히 여러 병·의원을 이용하거나 평소 일반의약품까지 먹는 사람은 이런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와 심평원은 30일 감기, 관절질환 등 5개 질병에 대해서 1만7621개 병·의원 별로 처방 당 약품수와 관련한 정보를 심평원 홈페이지(hira.or.kr)에 공개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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