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2.06 19:57
수정 : 2007.12.06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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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일 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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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일의 건강이야기/
12월에 접어들면서 성탄절 장식을 한 곳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성탄절 장식에 쓰는 물품들 가운데에는 알레르기나 천식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것들이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성탄절 장식의 기본은 나무다. 요즘엔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나무를 쓰지만 여전히 실제 나무를 사용하기도 한다. 나무에는 곰팡이와 농약 등이 남아 있을 수 있고, 이들은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실내에 설치한 나무에 장식을 달다가 콧물, 눈물, 재채기 등이 난다면 이는 나무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나무에 장식을 하기 전에 이를 물로 깨끗이 씻어내는 게 좋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도 지난해에 사용한 뒤 창고에 보관했다면 곰팡이, 집먼지 진드기, 먼지 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역시 사용 전에 물 세척이 필요하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스프레이로 인공 눈을 뿌리기도 하는데, 이때 스프레이 입자를 들이마시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스프레이 성분 가운데에는 폐를 자극하는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성탄절 때가 되면 어김 없이 등장하는 포인세티아 식물도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일부 사람들은 포인세티아를 만진 뒤 피부 발진이나 비염 증상, 심하면 가슴 통증, 천식, 호흡곤란 등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라텍스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사람은 포인세티아에도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라텍스에 있는 알레르기 유발 단백질이 포인세티아에도 들어 있기 때문이다. 라텍스는 고무나무에서 나오는 끈적끈적한 우윳빛 액체로 고무장갑, 콘돔, 의료용구, 지우개, 유아용 젖꼭지, 풍선 등을 만들 때 사용되는데, 라텍스 제품을 만지거나 라텍스 입자를 마시면 알레르기 증세가 생기는 사람들이 있다.
성탄절 분위기를 돋우려고 실내에서 장작불을 피우는 것도 피해야 할 일이다. 일부 사람들에게 장작 연기는 천식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장작 연기에는 다량의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
성탄절 장식을 하면서 알레르기로 고통 받지 않기 위해서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된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물들은 쓰기 전에 물로 씻고, 내년에 다시 쓸 것들은 종이박스나 종이봉투가 아닌 플라스틱 가방에 담아 밀봉한 뒤 습하지 않은 곳에 보관하는 게 좋다. 포인세티아는 눈으로만 감상하고 특히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은 만지지 않는 게 안전하다.
전상일 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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