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2.20 20:31
수정 : 2007.12.2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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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일의 건강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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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일의 건강이야기/
미용실에서 머리를 뒤로 젖혀 감은 뒤 드물지만 어지럼증, 메스꺼움, 두통, 눈의 이상, 어눌한 말투, 얼굴 한쪽이 틀어지는 증상 등이 나타났다면 ‘미용실 발작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이 증후군은 목을 뒤로 심하게 젖히거나 좌우로 돌린 뒤 뇌로 가는 혈액 흐름이 바뀌면서 혈액 흐름이 줄어 뇌에 빈혈 상태가 되면서 나타난다. 드물지만 심할 때는 뇌 혈관이 꼬이면서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고 한다.
미용실에서 머리 감기 이외에도 지압, 요가, 미용 체조, 야구 방망이 휘두르기, 천정에 벽화 그리기, 천정에 벽지 붙이기, 머리 위로 무거운 물건 들어올리기, 머리보다 높은 곳에 전구 끼우기, 자동차를 후진시킬 때 뒤돌아보기, 치과 치료를 받은 뒤에도 비슷한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 머리를 의자 받침 끝에 기댄 채 오랜 시간 컴퓨터 게임 등을 하는 것도 이 증후군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미용실발작증후군은 매우 드물지만, 일단 생기면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생활에서 예방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 증후군을 예방하려면 목을 돌리거나 뒤로 젖힐 때 급하게 하지 않아야 한다. 자원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미용실에서 머리를 감겨 주는 방식으로 목을 뒤로 젖혔더니 어지럼증, 목의 통증, 뇌로 가는 동맥의 혈류 감소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났으나, 목 받침을 쓰면 증상이 훨씬 줄어들었다. 때문에 목을 뒤로 젖혀 머리를 감을 때는 반드시 ‘목받침’을 쓰는 것이 좋다. 키가 작은 사람들을 위해 의자에 약간 높은 방석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또 목을 뒤로 젖혀 머리를 감을 때는 목을 너무 심하게 뒤로 젖히거나 빼지 않도록 하고, 머리 감는 시간은 3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머리를 좌우로 돌릴 때는 15도를 넘지 않는 게 안전하다. 머리를 감겨 주면서 머리 지압을 해 주는 곳도 있는데 이는 되도록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미용협회 등에서는 미용사들에게 이 증후군의 예방을 위한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만약 미용실에서 목을 뒤로 젖혀 머리를 감은 뒤 어지럼증, 두통 등이 나타났고 말이 어눌해졌으며 시간이 지나도 이런 증세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지금까지 보고 된 발작 사례를 보면 50살 이상의 나이 대에서 주로 생겼다. 나이가 많을수록 주의할 필요가 있고, 평소 혈액순환 장애가 있거나 동맥경화증, 고혈압, 뇌졸중을 겪은 사람은 특히 위험한 셈이다. 이들은 목을 뒤로 젖히는 대신 다른 방법으로 머리를 감는 게 좋다.
전상일 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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