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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2.28 18:28 수정 : 2007.12.28 18:28

과음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몇 년 전 40세 영국여성이 폭주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으로 참여하였다. 하루에 맥주, 칵테일, 보드카 등 28잔을 주 5일씩 한 달 동안을 마셨다. 결과는 아찔했다.

체중은 3.6kg 늘고, 옷 크기는 12에서 14로 늘었다. 실험을 계속하면 배에 큰 타이어를 두른 것처럼 살 찔 것이라는 경고를 받고 실험은 중단됐다. “턱 선이 없어지고, 피부는 축 처졌다. 믿을 수 없다. 처음에는 많이 마시기 힘들었지만, 마실수록 쉬워졌다.”고 그녀는 토로했다. 물론 소량의 술은 기분 전환과 함께 신진대사 개선, 심장병 예방 등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과음은 온몸 구석구석까지 우리 몸을 망가뜨린다. 장기별로 살펴보자. 첫째, 알코올은 1g당 7㎉의 높은 열량이지만, 에너지원으로 이용되기는 힘든 ‘빈 에너지’로서 살만 찌개 한다. 밥 한 공기 300㎉, 돼지고기 100g당 135㎉, 캔 맥주 200㎉, 소주 한 병 500㎉로서, 회식 날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걸치고 2차로 맥주를 마시면 한 달 동안의 다이어트가 물거품이 된다. 둘째, 위와 소장에서 흡수되는 알코올의 독성은 급성염증을 유발시키며, 담배는 그 힘을 배가 시켜, 위염, 궤양, 출혈을 일으킨다. 또한 혈관 확장효과로 항문 주위의 치핵의 악화 및 치루, 농양을 일으킨다. 심한 구토로 식도혈관이 파열되어 응급상황도 종종 생긴다.

셋째, 알코올을 해독하는 간에는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증을 일으킨다. 성별이나 개인의 유전적 요인과 총 음주량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남자는 하루 소주 반 병, 여자는 1/4 병 이상의 음주만으로도 간 손상이 될 수 있다. 매일 소주 1병 씩 10년이면, 간경변증이 될 수 있다. 특히 여성이나 간염보균자에서는 소량의 알코올만으로도 심한 간 손상이 올 수 있으며, 간염환자에게는 간 경변 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 간암을 유발시키는 발암요인이다. 우리 음주문화를 고려하면 적정 음주량을 지키기는 어려우므로 이런 분들은 철저히 금주해야 한다. 넷째, 테이프가 끊겼다는 상황이 반복되면 우리 뇌는 어떻게 될까? 국내 치매 환자 25만 명 중 10%는 알코올성 치매다. 또한 중풍의 강력한 원인이기도 하다. 예수님도 술을 먹지 말라고는 안 하셨지만, 미혹되지 말라고 하셨으니 인사불성이 되지는 않도록 주의하자.

다섯째, 딸기코에 술 냄새를 풍기며 비아그라를 처방해 달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 술은 지속적이며 강력한 발기 장애를 유발한다. 여자에게도 불감증 및 생리불순, 불임의 원인이다. 비아그라 약값으로, 맨 정신에 꽃다발을 사서 집에 들어가면, 훨씬 좋은 치료가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연말연시, 달력에 빼곡히 차여있는 술 약속들을 보면 흐뭇하기보다는 한숨이 절로 나온다.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이다. 나중에 내 아이들이 자라나, 아빠처럼 술 마시고 다니는 꼴을 보고 싶지 않다면, 절주(節酒)의 용기를 실천하시기를 부탁한다.

/청주성모병원 소화기내과과장 한정호

후기 :

"오래 살고 싶으면 의사가 시키는 대로 살고, 빨리 죽고 싶으면 의사처럼 살아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부터 조금 줄여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네요. 끼리끼리 모인다고, 주변 사람들이 다 술을 많이, 자주 마시니, 인간관계를 정리하기 전에는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큰 마음 먹고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모두 조금씩만 절주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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