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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실질 진료비 산출…10년새 8~9배 늘어
‘총진료비의 20%’ 5조원…고령화로 폭증 예상
대표적 만성 질환인 고혈압, 당뇨의 건강보험 진료비가 최근 10년 사이 8∼9배나 늘어나며 5조원에 육박했다는 조사가 나왔다. 고령 인구의 가파른 증가세를 고려하면 이후 진료비는 폭증할 것이 확실시된다.
2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정보분석실의 김재용 박사팀이 1995∼2005년 건강보험 청구 자료 등을 분석한 <우리나라의 만성질병 관리체계 구축방안 연구>를 보면, 고혈압 총진료비는 2005년 3조2439억원으로, 10년 전인 1995년의 3593억원보다 9배 가량 늘었다. 당뇨는 같은 기간 2142억원에서 1조7120억원으로 8배 남짓 증가했다.
2005년 두 질환의 진료비(4조9559억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5년 고혈압·당뇨와 심장·뇌혈관 질환까지 만성질환 진료비로 집계한 1조8375억원보다 2.5배 이상 많은 것이다. 이번 조사는 고혈압·당뇨로 병의원을 찾은 이들의 진료비 말고도, 다른 질병으로 의료기관을 찾거나 입원했을 때 고혈압 등을 치료받은 진료비를 모두 포괄한 것으로, 실질적인 고혈압·당뇨 진료비를 산출해낸 것으로 평가된다.
고혈압·당뇨의 진료비는 전체 진료비의 20%를 차지하며, 암 진료비 1조107억원의 4배나 되는 규모다. 그 증가세도 총 진료비가 6조1400억원에서 24조8천억원으로 4배쯤 늘어난 것에 견줘 매우 가파르다. 곧 고혈압·당뇨의 진료비가 건강보험 총 진료비 증가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노인 인구의 급증세를 고려할 때 두 질환 진료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65살 이상 인구는 95년 총인구의 5.9%였지만 2005년 9.1%로 늘었고, 2010년 11%, 2020년 15.6%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당뇨 신규 환자도 99년 41만여명, 2001년 47만여명, 2003년 51만명 등 해마다 증가세이며, 고혈압도 비슷하다.
김 박사는 “세계보건기구 자료를 보면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은 세계적으로도 증가세로, 관련 질병으로 전세계 사망자의 60%, 진료비 부담의 47%를 차지한다”며 “국가적인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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