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5.01 21:36
수정 : 2008.05.01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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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의존증 환자가 있는 가족이 겪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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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의존증 환자 가족, 10년 이상 고통 참기도
알코올 의존증 환자가 있는 가정의 90%가 괴로움을 겪고 있으나, 환자를 치료받게 하는 데에는 절반 이상의 가정에서 5년 이상 걸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알코올 의존증을 질병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단지 술버릇이 나쁜 것으로만 이해해 조기 치료가 늦어진 것이다.
알코올 전문 다사랑병원은 알코올 의존증 환자가 있는 가족들의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한 41명을 상대로 심층 설문조사한 결과 알코올 의존증을 단지 술버릇이 좋지 않은 정도로만 여겨 고통을 겪다가 5~10년, 10년이 지난 뒤에 병원을 찾은 비율이 각각 29.3%, 26.8%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3~5년 만에 병원을 찾은 비율은 19.5%였고, 1년 안에 찾은 비율은 2.4%에 지나지 않았다.
알코올 의존증은 △술에 대한 내성 △금단 증상 △의도했던 양보다 훨씬 더 많이 술을 마심 △금주하려 했으나 실패 △술을 마시거나 깨는 데 많은 시간을 허비 △술 때문에 대인관계나 직업 등 일상생활의 어려움 △신체적·정신적 문제가 있어도 계속 음주 가운데 3가지 이상이 1년 이상 지속되면 진단된다.
이번 조사에서 병원을 늦게 찾은 이유는 ‘알코올 의존증에 걸린 환자라 생각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43.4%로 가장 많았고, 이어 ‘남의 시선이 신경 쓰였다’는 대답이 13.2%였다.
김석산 다사랑병원 원장은 “알코올 의존증 환자의 폭언이나 폭력, 술 때문에 나타나는 질병, 가정불화 등 심각한 문제가 있음에도 이를 질병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알코올 의존증은 조기에 치료할수록 회복률이 좋은 반면, 방치하면 치료에 대한 환자나 가족의 기대감과 신뢰도가 낮아져 치료 성공률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또 “의존증에 빠졌다면 가족의 사랑만으로는 벗어나게 하기 힘들므로 알코올 질환자 가족들의 모임(alanon.or.kr, 02-752-1808)이나 알코올 질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양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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