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뇌 상태 모르핀 투약때와 비슷
설탕 많이 줄수록 빨리 먹어대
중단하니 ‘안절부절’ 금단현상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식욕 또한 어떤 의미에서는 중독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다고 하겠다. 특히 설탕이나 지방은 다른 음식들보다 이런 뇌 보상회로에 작용하는 작용이 크다고 한다.
실제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의 연구팀에 따르면 쥐에게 고지방 식이를 지속적으로 주었을 때 뇌의 신경생물학적 변화가 모르핀과 같은 중독성 약물을 지속적으로 주입했을 때와 비슷하게 변화했다고 한다. 만성적으로 고지방 식이를 반복적으로 먹인 경우 실제 뇌에서 변화가 생겨 고지방 음식을 자꾸 섭취하려는 행동 변화를 보인다고 한다. 미국 프린스턴대학교의 연구팀도 쥐에게 설탕을 많이 주면 줄수록 더 빨리 먹어치우는 현상을 발견했다. 또 갑자기 설탕을 중단하면 소위 금단 증상과 같이 쥐들이 안절부절 못하고 불안해하는 것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반복적인 설탕 섭취가 뇌에서 즐거움과 관련된 ‘오피오이드’이라는 내인성 화학 물질의 생성을 증가시키며 오피오이드에 의해 뇌 보상회로의 도파민 분비가 증가하기 때문으로 설명하였다. 실제 이런 현상은 정신과에서 치료하는 신경성 대식증이라는 식이장애에서 보이는 폭식 등의 이상 행동과도 비슷하다. 많은 과학자들이 설탕이나 지방이 다른 음식들보다 뇌 보상회로를 더 자극시켜 중독에 이를 소지가 많다는 연구 결과들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이런 결과들은 모두 동물실험에서 나온 것으로 정확성과 과학성에 대한 반론이 만만치 않다. 이를 사람에게 직접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실제 특정 음식에 대한 중독 가능성을 사회적으로 이슈화했던 사람도 의사나 과학자가 아닌 담배소송을 주도했던 조지워싱턴대학교 법대의 벤자프 교수이다. 그는 폭식이나 비만이 설탕이나 지방이 많은 패스트푸드에 중독되어 일어나는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 설탕과 지방이 많이 함유된 음식이 중독이 되는지 되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많다. 일부에서는 설탕이나 지방이 중독성이 많은 물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설탕이나 지방을 술이나 마약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설탕이나 지방을 줄인 식단이 건강에 이롭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는 점이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탕이나 지방을 줄이고 신선한 야채나 과일을 늘일 수 있는 자율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식단에서 어떻게 지방이나 설탕을 줄이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내가 지방이나 설탕이 많이 함유된 어떤 특정 음식에 대해 조절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면 갑자기 중단하는 것이 좋은 방법은 아니다. 예를 들어, 내가 유난히 초콜릿을 좋아하고 매일 일정량 이상을 먹지 않고는 견디지 못한다면, 갑자기 초콜릿을 먹지 않고 견디기 보다는 작은 크기의 초콜릿으로 바꾸어 가며 줄여가는 것이 좋다. 설탕이나 지방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갑자기 중단할 경우 오히려 폭식을 유발할 수 있다. 천천히 새로운 식단이 나에게 습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윤수정 교수 / 가톨릭대학 성바오로병원 정신과 np-sujung@hanmail.net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