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8.25 19:09
수정 : 2008.08.25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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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묘를 하면서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리는 등 예기치 않은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진은 경기도 용미리 공동묘지를 찾은 성묘객들이 묘지를 다듬고 있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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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일러 벌·뱀 활동 왕성
긴 옷 챙기고 향수 자제해야
계곡물에 과일 씻지 말도록
추석이 다가오면서 조상의 묘소를 찾아 벌초를 하거나 성묘를 미리 다녀오는 계획을 가진 가정들이 많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 즐거움이 있겠지만 종종 벌초나 성묘을 하면서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리는 등 예기치 않은 사고를 당할 수 있다. 또 드물게는 유행성 출혈열이나 쓰쓰가무시병 같은 열병에 걸릴 수 있음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이번 추석이 일러 한낮 기온은 여름 날씨와 거의 비슷하므로 성묘 때 준비해 간 음식이 상해 식중독 등이 나타날 수 있음에도 대비해야 한다.
■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렸을 때= 우선 성묘나 벌초를 하면서 벌에 쏘이지 않으려면 벌이 가까이 날아오더라도 손이나 팔을 저어 쫓거나 몸을 크게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벌의 주의를 끌 수 있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단 음식이나 청량음료는 벌을 부를 수 있기에 성묘나 벌초를 갈 때에는 빼놓는 것이 좋다. 아울러 향이 진한 화장품, 향수, 헤어젤 등도 피해야 한다. 옷차림은 약간 덥더라도 소매가 긴 옷이 좋고, 옷이 바람에 팔랑거리면 벌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 꽃무늬나 밝은 색상의 옷보다는 흰색 옷이 낫다.
벌에 혹 쏘이더라도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쏘인 부위가 붓고 통증이 느껴지며, 열감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심각한 증상은 없다. 벌에 쏘였다면 우선 피부에 침이 박혀 있는지 확인하고, 침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신용카드 등으로 살살 긁어 빼내도록 한다. 꿀벌과 말벌의 독은 그 성질이 다른데, 말벌의 독은 알칼리성이므로 식초나 레몬주스 등을 바르면 독을 중화시킬 수 있다. 꿀벌은 독은 산성이므로 베이킹파우더 등을 물에 개어 발라 주면 좋다.
벌에 쏘인 뒤 전신 두드러기, 호흡 곤란, 의식 소실 등이 나타난다면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의심해 볼 수 있으며, 이때는 누운 자세로 머리를 뒤로 젖혀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하면서 바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추석이 일러 뱀의 활동도 아직 활발하다. 물가, 바위나 나무가 쌓인 곳 등은 뱀이 좋아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뱀은 죽어 있는 것처럼 보여도 경고 동작 없이 갑자기 공격할 수 있는만큼 어떤 경우라도 만지지 않아야 한다. 혹 독사에 물렸다면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하면서 헝겊 등으로 물린 부위보다 5~10㎝ 윗부분을 묶은 뒤 병원으로 옮기도록 한다. 묶을 때는 지혈이 목적이 아니라 정맥을 통해 독이 퍼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므로 동맥도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너무 세게 묶을 필요는 없다. 입 안에 상처가 있다면 독을 빨아내는 행동은 위험하므로 해서는 안 된다.
■ 유행성 출혈열 등 가을철 열병 예방해야= 가을철 들판이나 논, 풀밭 등에 있다가 걸릴 수 있는 질환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유행성 출혈열과 쓰쓰가무시병이다. 이 질병들은 들에 사는 쥐나 진드기의 배설물 혹은 진드기에 직접 물려 전염된다. 때문에 되도록 몸을 보호할 수 있는 긴 팔 옷이나 긴 바지를 입고, 풀밭에 드러눕지 않도록 해야 한다. 농사를 돕겠다고 논에 들어간다면 장화 등을 반드시 챙기는 것도 필요하다.
만약 성묘 등을 다녀온 뒤 1~2주 가량 지나 열이 있으면서 보통 감기 때보다 심한 근육통이나 두통이 나타나거나 피부의 발진 등이 보이면 이런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으므로 이때는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 기온 높아 식중독도 주의해야= 이른 추석인만큼 한낮의 기온은 여전히 높으므로 익힌 음식이라도 쉽게 상해 자칫 식중독에 걸릴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때문에 조리한 식품은 상온에서 2시간 이상 보관하지 않아야 하며, 역이나 버스터미널 등에서 김밥, 샌드위치, 햄버거 등을 샀다면 이 역시 2시간 이내에 먹는 것이 좋다. 마실 물은 충분히 끓여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고, 성묘, 벌초 등을 가서 과일을 계곡물 등에 씻어 먹다가 계곡 물에 사는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으므로 미리 깨끗이 씻어서 가져가는 것이 안전하다. 어패류 등은 잘 익혀 먹고 음식 섭취 전 손을 잘 씻는 것은 기본이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 임경수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이석하(정형외과)·임열리(가정의학과) 건국대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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