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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박사’ 연세대 김현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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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박사’ 연세대 김현원 교수
음식은 한 달 이상 먹지 않아도 살 수 있지만 물은 일주일만 먹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물은 마신 뒤 30초가 지나면 혈액에, 1분 뒤면 뇌에까지 도달해 30분 뒤면 피부와 내부 장기를 비롯한 인체 모든 곳에 도착한다. “우리 몸의 70% 가량이 물입니다. 몸의 건강을 위해 좋은 물을 마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꾸준히 마시면 노폐물 ‘숭숭’뇌종양 걸린 딸 치료하면서
‘물의 능력’에 믿음 갖게 돼 연세대 원주의대 생화학교실 김현원(52) 교수는 물과 건강의 관계에 관심이 많다.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좋은 물을 마시라고 권한다. “약수라고 하지 않습니까? 물을 약이라고 표현하는 나라는 거의 없어요. 동의보감에는 물의 종류를 33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물과 찬물을 반반씩 섞어 만드는 음양탕이나 정화수가 그런 물입니다.” 김 교수는 오염 물질이 없는 깨끗한 물, 미네랄이 풍부한 물, 약알칼리성의 물, 활성산소를 제거할 수 있는 물, 6각수가 풍부한 치밀한 구조의 물 등을 좋은 물의 조건으로 꼽는다.
김 교수는 좋은 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수기를 쓰는 집이 많아졌지만 정작 물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적다고 했다. 그는 시중에 팔리는 정수기 가운데는 물속의 유해물질을 걸러내면서 몸에 좋은 미네랄까지 제거하는 제품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마시는 수돗물은 어떨까? 김 교수는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 수돗물은 세계 기준으로 보면 품질이 꽤 좋은 편이라고 했다. 미네랄 함량도 생수와 견줘 크게 차이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김 교수는 소독제로 쓰이는 염소의 농도가 높은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가 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뇌종양 수술을 받은 딸 때문이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종양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호르몬 생성에 관여하는 뇌하수체까지 떼면서 딸 아이는 대부분의 호르몬을 외부로부터 받아야 했다. 매일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고, 여러 가지 호르몬을 먹고, 바소프레신이라는 호르몬을 코에 뿌렸다. 이 가운데 바소프레신은 큰 고민거리였다. 하루 두 차례 뿌려줘야 하기 때문에 딸 아이는 학교생활이 무척 힘들었다. 그러던 중 김 교수가 만난 것이 동종요법이다. 동종요법이란 보완대체의학의 한 방법으로 병을 일으킨 원인 물질로 그 병을 고치는 치료법이다. 환자의 증상을 불러일으키는 같은 약물 또는 비슷한 약물을 그 약물의 분자가 검출되지 않을 정도로 물에 희석시킨 것을 약으로 쓴다. 어찌 보면 이열치열과 비슷한 원리로 볼 수 있다. 김 교수는 동종요법의 원리에 착안해 바소프레신 호르몬의 정보를 물에 담아 딸에게 줬다. 바로 다음날부터 효과가 있었다. 더구나 호르몬이 소진되는 시간이 4시간 가량 길어졌다. 그때부터 딸 아이는 바소프레신 대신 물만 마시면 됐다. 그는 딸 아이 키가 162㎝까지 자라자 성장호르몬도 같은 방법으로 섭취하도록 하면서 그렇게 싫어하던 주사를 끊었다. 그럼에도, 딸은 키가 6㎝나 더 컸고 성장호르몬 중단에 따른 부작용도 없었다. 김 교수는 그때부터 물의 ‘능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김 교수는 요즈음 ‘약수’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경북 상주, 경기 가평, 강원도 평창 등 우리나라 곳곳에 특별한 약 성분을 가진 좋은 물이 많다고 했다. “프랑스 루르드 지방은 인구가 1만 8천 명에 불과하지만 기적의 물 때문에 한 해에 6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우리도 약수의 치료 효능을 밝히면 의료 관광을 통해 지역 경제에 크게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원주/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사진 김현원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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