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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웨이훙(39·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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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선샤인재단 부대표, 화상환자 사회적 치료 강조
물리치료사이던 류웨이훙(39·사진)이 화상 환자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화상 환자 재활은 그의 주요 업무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화상 환자를 재활시키는 과정에서, 몸만 낫는다고 해서 이들이 완전히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외모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한, 그들은 여전히 환자였다. 대만 선샤인재단의 류 부대표가 이 재단에 합류하고, 화상 환자들을 위한 사회적기업을 만들게 된 이유다. 화상 환자가 대만 사회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초였다. 당시 셴샤오야라는 한 화상사고 생존 여성이 화상 이후 겪게 된 사회로부터의 소외를 생생하게 묘사한 책 <태양을 피하는 사람들>이 계기였다. “사회가 이들을 비장애인이라 여긴다면, 외모가 다르더라도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용기있게 살도록 해줘야 한다. 사회가 이들을 장애인이라 여긴다면, 그 장애에 걸맞은 지원을 해주고 평화롭게 살도록 해줘야 한다.” 셴샤오야가 던진 메시지였다. 선샤인재단이 출범한 것도 그 즈음이었다. 처음 선샤인재단은 화상사고 생존자를 물리적으로 재활시키는 데 주력했다. 물리치료사들을 자원봉사자로 받아들여 화상 환자들을 돌보게 했다. 그리고 2단계로, 심리적 재활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심리치료사가 화상 환자들과 상담해 자신감을 되찾게 도왔다. 1992년 선샤인재단은 타이베이에 세차장을 출범시킨다. 3단계 재활, 그러니까 사회적 재활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다. 도움을 주던 화상 환자 중 세차장 사업을 아는 사람을 중심으로 사업을 꾸리고, 화상 환자들을 직원으로 채용했다. 의미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일반 기업에는 외모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취직하기 어려운 이들이니, 일자리를 마련해 삶을 좀 더 윤택하게 만들어 주고 재활의지를 북돋우자는 의미였다. 또 하나는 화상 환자의 외모를 매일 일반인 고객들에게 노출시켜, 이들도 충분히 사회의 일원으로 훌륭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자는 뜻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서비스센터 외벽은 모두 투명한 유리로 꾸며, 직원 외모가 고객들에게 더 많이 노출되게 했다. 세차장 서비스는 훌륭하다는 평을 받았다. 고객도 점점 늘어났다. 2005년에는 단순한 세차장에서 자동차 종합서비스업으로 한 단계 질을 높였다. 현재 6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월 1만~1만5천대의 자동차를 서비스하고 있다. 타이베이에서 단일 규모로는 가장 큰 서비스센터 중 하나가 됐다. 2003년부터는 타이베이 시 정부로부터 주유소 사업도 위탁받아, 60여명의 화상 환자를 더 고용해 운영 중이다. 류 부대표는 “대만에서 사회적기업은 시 정부 사업 등을 위탁받아 운영하며 화상 환자 등 장애인이 사회로 복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부대표는 한겨레경제연구소, 함께일하는재단, 한국사회적기업협의회 등이 주관하고 노동부 등이 후원한 ‘2008 아시아 사회적기업 활동가대회’(ASES)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이 대회는 28일 시작해 30일까지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진행된다.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장 timelast@hani.co.kr 사진 ASES 조직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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