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홍지동 상명대 강의실 앞에서 조교들이 스포츠학경영 수업을 받으러 온 학생들의 체온을 재고 있다. 학교는 수업 전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수들의 체온도 재고, 37.7도가 넘으면 교내 의료지원센터에서 신종플루 검사를 받도록 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신종플루 확산 비상]
국외여행 학생 많고 기숙사 등 있어 유행 우려
체온측정뒤 수업듣고 열감지카메라 설치하기도
“36.5도입니다.”
상명대생 김성규(22·체육학과 3)씨는 27일 스포츠경영 수업을 듣기 전 처음으로 ‘신종 인플루엔자 A’(신종 플루)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체온을 쟀다.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 60여명도 김씨와 같이 학교 종합관 213호 강의실 앞에서 줄을 서야 했다. 김씨는 “혹시 나도 감염된 게 아닌가 조금 떨리기도 했는데, 정상 체온이 나와서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가을학기를 개강한 상명대는 강의실에서 신종 플루가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이날부터 서울·천안 캠퍼스에 재학중인 1만300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 시작 전에 체온을 측정하도록 했다. 특히 체온이 37.7도가 넘는 경우 의심환자로 분류해 신종 플루 검사를 받도록 했고, 담당 교수의 체온이 이 수준을 넘으면 휴강을 할 계획이다.
대체로 다음주에 2학기를 시작하는 대학들이 신종 플루 차단에 부심하고 있다. 대학들은 먼저 외국여행이나 어학연수를 다녀온 학생들의 등교를 1주일 정도 늦출 예정이다. 숙명여대는 지난 24일 이후 입국한 학생과 교직원의 경우, 학교에 입국신고를 하고 입국 뒤 7일이 지났을 때만 나오도록 했다. 숭실대도 이런 학생들은 개강 뒤 1주일 동안 수업에 빠지도록 했다. ‘신종 인플루엔자 예방대책위원회’를 꾸린 중앙대는 기숙사에 체온계와 마스크를 비치하고, 별도의 격리시설도 설치해 초기 확산을 막기로 했다.
우리나라로 유학을 온 외국인 학생들에 대한 대책도 속속 세워지고 있다. 서강대는 외국 학생들이 입주해 생활하는 국제학사에 신종 플루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열감지 카메라를 26일 설치했다. 한국외국어대는 교내 화장실마다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중국어 등 3개국어로 “신종 플루 예방을 위해 손을 자주 씻읍시다”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붙였다.
백광진 중앙대 신종플루 예방대책위원장(의대 학장)은 “예방 및 치료와 같은 의료적 접근뿐 아니라 학사 일정 조정 등 행정적 대책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경 박수진 기자 salmat@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