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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에 단백질 넣어 질병치료 |
조대웅 재미과학자, 염증·암유발 신호차단 단백질 개발
미국의 한국인 과학자가 몸속 세포에 병원균이나 암세포의 활동을 저해할 수 있는 단백질을 직접 넣는 방식으로 질병을 치유하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법을 개발했다.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밴더빌트대학교에서 박사후 연구원(포스닥) 과정 중인 조대웅(36) 박사는 11일 몸속에 병원균이 침투했을 때 염증이나 암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신호 전달을 차단하는 단백질인 ‘CP-SOCS3’을 몸 밖에서 만든 뒤 세포 안에 넣어 질병으로 인한 장기 손상을 막는 새로운 단백질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논문은 조 박사를 제1저자로 생명과학 전문저널인 〈네이처 메디슨〉 이날치에 실렸다.
연구팀은 ‘신호전달 차단 단백질’인 CP-SOCS3을 사람 몸속 성장인자에 있으면서 세포 속을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펩타이드’와 결합시켜 세포 안에 삽입시키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 ‘CP-SOCS3’ 단백질을 치명적 염증질환을 일으킨 생쥐에 투여하자 이 단백질이 세포의 괴사 및 사멸을 차단해 간·신장·폐 등의 장기 손상을 막았다. 연구팀은 사람에 적용할 경우 병원성 박테리아균들의 감염으로 인한 급성 패혈증이나 여러 독성물질로 인한 치명적 간장 손상과 사망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CP-SOCS3 단백질이 암 발병과 관련된 세포 안 신호 전달을 막는 기능이 있어 각종 암 치료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예상했다.
조 박사는 2001년 ‘유전자 조작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논문을 실었으며, 당시 개발한 ‘세포투과성 유전자 조작효소’는 국내 한국과학기술연구원(키스트)·포항공대를 비롯해 세계 17개국의 100여 비영리 연구소와 대학들에 무상으로 공급되고 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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