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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한겨레 시민건강강좌 ⑧비만 뚱뚱이 습관·체질 ‘대물림’
덜 먹고 더 움직이는게 기본…과도한 살빼기는 건강에 위험
석달에 5~10% 감량이 적당…온가족 합심 생활양식 바꿔야 최근 식생활의 서구화와 운동량 부족 등을 이유로 비만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의학적으로 비만은 체지방이 비정상적으로 늘어 건강에 빨간불이 켜지는 것을 뜻한다. 비만의 진단은 어렵지 않다. ‘체질량 지수’라고 하여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눠 이 값이 23 이상인 경우를 과체중, 25 이상인 경우를 비만이라고 한다. 비만이 우리나라에서 고민거리로 등장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예전에는 비만이 풍족한 생활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당뇨병, 동맥경화증, 심장병 등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의 하나로 밝혀지면서 비만은 하나의 질환으로 분류되고 있다. 뚱뚱한 사람들은 대부분 많이 먹기도 하지만 잘 움직이지 않는 ‘뚱뚱이 습관’ 때문에 더욱 비만해진다. 그런데 이 뚱뚱이 습관이 문제되는 것은 자녀들에게까지 대물림 되기 때문이다. 대개 부모가 뚱뚱한 경우 아이들도 뚱뚱하다. 아이들이 부모의 비만 체질을 물려 받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부모들과 함께 살다보니 ‘뚱뚱이 습관’에 자신도 모르게 적응이 된 것이다. 비만 치료의 기본은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포함한 행동수정요법이다. 식사를 통해 열량 섭취를 하루 200~300칼로리씩 줄이고 200~300칼로리를 더 소모할 수 있도록 운동량을 늘리면 한 달에 2~3kg의 체중이 주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보통 공기밥 한 그릇의 열량은 400칼로리 정도다. 최근 1~2주 만에 급속하게 체중을 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선전 문구들이 눈에 많이 띄는데 이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체중을 빨리 빼면 뺄수록 신체가 적응하는 시간이 짧아 비만으로 되돌아가는 요요현상을 겪기가 쉽기 때문이다. 건강을 유지하면서 살을 빼려면 천천히 한 달에 1~2kg씩, 석 달에 체중의 5~10%를 빼는 것이 좋다. 때로는 의약 당국이 허가한 약물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 배나 허벅지 등 특정 부위의 살 때문에 비만클리닉을 찾는 사람들도 많지만, 비만한 사람들이 감량해야 할 살은 체내에 과도하게 쌓여 있는 지방이다. 그러나 지방을 빼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과도한 칼로리 섭취로 배, 엉덩이, 다리 등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는 한편 축적된 지방을 걷기와 같은 유산소운동으로 천천히 태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유산소운동으로는 빨리 걷는 운동이 가장 좋다. 비만한 사람들은 특히 관절에 무리를 주므로 하루 30~40분씩 빨리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체지방 감량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비만에서 벗어나려면 당연히 살을 빼야 하지만 살을 빼는 것만이 비만 치료의 전부가 아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증진시키며 감소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비만 치료의 올바른 목표이다. 더욱이 가족 전체가 뚱뚱한 경우에는 개개인의 노력과 더불어 가족 전체의 생활양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즉 혼자서 하는 식사·운동요법도 중요하겠지만 가족 모두가 합심하여 이를 지켜나가야 한다. 예를 들면 다양한 패스트푸드의 유혹을 물리치기 위해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식사를 한다던가, 함께 산책하기, 식사일기 쓰기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안철우 영동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Acw@yumc.yonsei.ac.kr
복부냐 엉덩이냐, 비만도 비만 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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