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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체온계 안쓰기 운동 벌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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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은 눈으로 보기에는 은백색으로 예뻐 보이지만 겉보기와는 달리 아주 위험하다. 1950년대 일본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수은에 오염된 물고기를 먹고 수은 중독이 됐다. 그 결과 소화 장애, 피부병, 신장과 뇌의 문제 등이 생긴 적이 있었다. 최근에는 수은 중독이 불임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위험한 수은을 일상생활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것이 바로 체온계다. 실제 사용은 하지 않더라도 한두 개 정도 보관하고 있는 가정도 제법 많다. 이 체온계로 입안 온도를 재다가 깨진 경우 곧바로 흡수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깨진 체온계에서 흘러나온 수은을 제대로 치우지 못하면 문제가 된다. 수은이 일부라도 남아 공기 중으로 증발한 경우 아이들이 이를 마시면 위험할 수 있다. 특히 막혀 있는 작은 방이라면 수은 체온계 한 개에 들어 있는 양만으로도 심각한 수은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때문에 수은 체온계가 깨져 방안에 수은이 조금이라도 남은 경우에는 우선 아이를 방밖으로 내보내고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켜야 한다. 버릴 수 있는 헌옷으로 갈아입고 장갑을 끼고 수은을 제거해야 한다. 절대로 빗자루로 쓸거나 진공청소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대신 빳빳한 종이를 이용해 일일이 모아서 비닐 봉지 등에 담아야 한다. 장롱 밑까지 손전등을 비춰 반짝이는 것은 전부 제거해야 한다. 수은은 물론 장갑과 방바닥에 닿은 옷 등도 같이 버려야 안전하다. ‘뭘 그렇게 까다롭게 구는가’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방바닥에 숨어 있는 수은은 끊임없이 증기를 만들어서 서서히 중독 시킬 수 있다. 때문에 카펫에 수은이 떨어졌다면 그것도 버려야 한다. 세탁소에 맡기면 세탁 기계도 수은에 오염될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만일 집에서 수은체온계를 사용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디지털 체온계나 귀고막 체온계로 바꾸는 것이 안전하다. 수은 체온계는 깨어지지 않게 잘 포장을 해서 아이들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따로 보관해야 한다. 이제는 수은 체온계 사용하지 않기 운동정도는 벌일 때가 됐다.
소아과 전문의 55452@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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