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6.20 20:14
수정 : 2013.06.20 22:25
건보공단 8221곳 5년치 조사
서비스 않고도 한 것처럼 꾸미고
지인을 요양보호사로 가짜등록
3곳 중 2곳 걸려…“실태조사 강화를”
대전시의 한 장기요양기관은 2009년 4월∼2012년 3월까지 최소 1명에서 최대 15명까지 실제로 일하지 않은 요양보호사나 간호사를 허위로 등록하거나, 실제 일한 간호사와 요양보호사가 퇴사한 뒤에도 1∼2달 더 근무한 것처럼 청구해 모두 10억360여만원에 이르는 요양비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타낸 사실이 지난해 5월 발각됐다. 이 기관은 요양보호사 교육원 등에서 자격증만 빌리거나 시설장의 친인척 및 지인을 요양보호사로 허위 등록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약 30명의 대상자를 방문해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기도의 한 장기요양기관은 올해 3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현지 조사를 받았다.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지도 않으면서 요양비를 공단에 가짜로 청구한다는 의혹이 일었기 때문이다. 건보공단의 조사 결과 이 요양기관은 2011년 3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단 한 번도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은 이에게 마치 꾸준히 서비스를 한 것처럼 꾸며 1303만원의 요양비를 부당하게 받아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요양보호사를 허위로 등록하거나 요양 서비스를 아예 제공하지 않고도 한 것처럼 꾸미는 등의 수법으로 요양비를 부당 청구하다 건보공단의 현지 조사에서 적발된 장기요양기관이 2009년부터 올해 4월까지 모두 5271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당청구가 의심되는 기관을 중심으로 공단이 현지조사를 직접 벌인 8221곳 가운데 64.1%에 이르는 수치다.
20일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보건복지위)이 건보공단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장기요양기관 현지조사 현황’ 자료를 보면, 조사 대상 4년4개월 동안 해마다 적게는 300여곳에서 많게는 2300여곳에 대해 현지조사한 결과 부당 청구로 적발된 기관 비율은 매년 59.1∼73.3%로 집계됐다.
부당청구 유형을 보면, 요양보호사를 허위로 등록하는 등 인력배치 기준을 어기거나 정해진 인원을 넘겨 서비스 대상자를 입소시킨 경우가 36.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입소자 및 퇴소자의 수가 기준을 위반하는 등 산정기준 위반이 34.2%, 요양비 허위 청구가 18.5%로 뒤를 이었다.
신 의원은 “장기요양기관의 증가와 함께 부당·허위 청구가 급증하고 있어 장기요양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으며, 노인들이 받는 요양 서비스의 질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다. 현재까지 한번도 점검을 받지 않은 기관에 대한 실태조사도 필요하며, 3년에 한번씩은 현지조사를 하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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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요양기관
요양이 필요한 노인들을 입소시켜 보살피는 노인요양원이나 낮시간 동안 보호하는 주간보호센터, 거주지로 방문해 목욕·청소 등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문요양기관 등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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