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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10명 가운데 1~2명꼴로 증상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 변실금은 남성보다 여성들에게 흔하다.(사진은 기사가 특정한 내용과 관련 없음)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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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변실금 치료·예방법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대변이 항문에서 새어 나와 속옷 등에 묻는 증상이 있다. 이를 변실금이라 부르는데, 주로 노인들에게 많다. 하지만 증상 자체를 창피하게 여겨 배우자 혹은 자녀들에게도 말을 못 꺼내고 혼자 고민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 대변이 새어 나와 냄새로 인해 창피를 당할까봐 사람들을 피하기도 하며, 심한 경우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다행히 식사요법이나 약물치료, 항문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으로도 증상이 개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삶의 질을 크게 낮추는 증상인 변실금의 관리 및 예방법을 알아본다. 노인들 10명 가운데 1~2명이 변실금 자신도 모르는 사이 대변이 반복적으로 새어 나오거나 화장실을 가고 싶을 때 대변을 참지 못하고 새어 나오는 증상을 변실금이라 부른다. 우리나라에는 정확한 통계 자료가 없지만, 외국의 경우 성인 인구의 1.5~2%가 이 증상을 겪거나 가지고 있으며, 노인들의 경우 15~20% 정도가 이 증상으로 시달린다는 보고들이 있다. 성별로는 남성에 견줘 여성에게 더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 배변은 장에서 흡수되고 남은 찌꺼기가 변으로 만들어지면서 장의 연동운동에 의해 직장과 항문을 통해 밖으로 배출되는 작용이다. 그런데 항문의 괄약근에 이상이 생기거나 이를 관장하는 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변실금이 발생한다. 항문을 조여주는 괄약근이 손상되는 경우는 흔히 치질이라 부르는 치핵 등 항문질환이나 항문의 이상을 비롯해 여성의 경우 출산 때 손상을 입어 생길 수 있다. 또 대장의 마지막 부분인 직장의 탄력성이 줄어들면서 감각이 떨어지는 경우에도 변이 새어 나올 수 있다. 이밖에도 방사선 치료를 받다가도 항문 괄약근이 손상될 수 있으며, 노화나 신경학적 이상 때문에도 변실금은 생길 수 있다. 항문질환·출산·노화 등서 비롯열에 아홉은 수술 않고도 치료
커피·맥주·우유·감귤 등 피하고
배변 횟수·시간 일정하게 유지를
괄약근 조이는 케겔 운동도 효과 치핵 등 항문질환 검사 필요해 변실금의 주된 원인은 항문 괄약근의 이상에서 시작된다. 이 때문에 진단을 위해서는 항문 진찰이 필수다. 항문이 찢어지거나 항문의 괄약근이 압력이 떨어져 있는지는 항문에 직접 손가락을 넣어서 검사하는 직장수지검사가 필요하다. 아울러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해 대장의 질환이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대장에 용종이나 항문에 치핵이 있을 때에는 점액이 흘러나오는데 이를 변실금으로 오해할 수 있고, 결장염이나 직장염이 있을 경우 변을 참을 수 없는 증상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항문초음파검사나 괄약근의 활성도를 평가하는 근전도 검사 등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매운 음식, 커피 등 설사 유발 음식 피해야 변실금 치료법은 크게 수술과 비수술적 치료로 나눠 볼 수 있다. 다행히 이 증상을 가진 사람 10명 가운데 9명가량은 비수술적 치료로도 증상이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수술적 치료는 대변이 대장 등을 통과하는 시간을 늦추거나 변의 굳기를 개선하는 약물치료를 비롯해 식사 조절, 괄약근 운동 등이 있다. 약물치료의 경우 변실금이 있는 사람들은 주로 설사를 하는데, 이를 막기 위해 변을 굳게 만드는 약을 쓴다. 식사 조절의 경우 설사를 일으키는 자극적이고 매운 음식을 피하는 것이다. 커피나 맥주, 유제품이 대표적인 예이며, 과일 중에서는 감귤류도 피하는 것이 좋다. 평소 배변 습관의 조절도 중요한데, 대변 보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정하고 대변 횟수도 정기적으로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음식은 고구마나 갖가지 채소처럼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되, 물을 충분히 마셔 변비나 설사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문 근육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한데, 괄약근을 조이는 연습을 하는 케겔 운동이나 항문과 직장의 감각을 향상시키는 바이오피드백 치료도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비수술적 치료로도 좋아지지 않으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특히 관련 질환이나 외상으로 항문의 괄약근이 손상됐을 때에는 수술이 요구되기도 한다. 다만 항문 괄약근에 이상이 없을 때에는 수술로도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인공 괄약근을 삽입하거나 항문 괄약근을 관장하는 신경을 자극하는 시술을 하기도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 최병조 대전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이길연 경희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이두한 대항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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