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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11.27 20:25 수정 : 2013.11.28 10:35

산자부, 법개정안과 달리 임상시험
SK·LG·삼성 등 대기업도 참여시켜
“의료기기업계 배불리기” 지적 일어

의료계단체-노조 손잡고 반대 투쟁
“동네의원 망하게 돼 환자불편 커져
국민건강 악영향 정책 즉각 중단을”

의사가 통신을 통해 환자를 진료하는 원격의료를 동네의원 중심으로 추진한다는 보건복지부의 설명과는 달리 경제부처는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동네의원은 망하고 결국 환자 불편만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진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월 말 동네의원 중심의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허용한다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원격의료 허용이 그렇잖아도 심각한 대형병원 환자 쏠림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도입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 등 경제부처가 실제로 벌인 시범사업은 대형병원이 대기업 계열의 대형 시스템 구축 회사와 손잡고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산자부가 낸 자료를 보면, 원격의료에 대한 효과를 확인하는 시범사업에는 강북삼성병원(성균관대), 서울성모병원(가톨릭대), 서울아산병원(울산대), 경북대병원 등 대학병원 8곳이 참여한 가운데 에스케이(SK), 엘지(LG), 삼성 등 대기업 시스템 구축 회사들이 함께 참여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원격의료의 의학적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당뇨·고혈압·고지혈증의 관리에 대해 대학병원에 맡겨 시범사업을 한 것이다. 특히 당뇨 환자의 혈당 관리에 있어 의미있는 효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산자부는 이미 2010년부터 지난 6월까지 355억원을 들여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진행했으며, 보건의료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 방침을 밝혀왔다.

복지부는 이와 별개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전국 16개 시·군의 보건소 등 72개소에서 만성질환을 중심으로 혈압이나 혈당 수치를 모니터링하는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진행중이다. 이는 대형병원 중심이 아닌 1차 의료 현장에서 원격의료 효과를 확인하는 복지부 자체 시범사업”이라고 말했다.

산자부는 산업적 측면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서, 복지부는 만성질환 등 환자 진료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 따로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셈이다.

보건의료계 전문가들과 의사단체들은 환자 치료와 편의를 우선해야 할 원격의료를 경제부처가 중심이 돼 추진하면 결국 보건의료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원격의료 추진이 시스템 구축 회사나 의료기기 회사 등 기업들의 이해관계에 중심을 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의사협회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연 ‘원격의료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토론회에서 허윤정 아주대 의대 교수는 “현 정부의 원격의료 정책은 정부 출범 초기부터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이런 구상을 복지부가 의료법 등 법률 개정으로 제도화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기재부와 산자부가 재벌 회사의 이익을 위해 원격의료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다. 문제는 산자부의 발표를 봐도 원격의료센터에서 하루 의사 7명이 4620여명을 진료해야 이익이 발생한다고 나와 있는데, 1명이 거의 650명 넘게 진료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상적인 진료라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산자부는 앞으로 전국에 737~884개의 원격의료 센터가 설치되면 7370~884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 실장은 “약 800개의 센터가 센터당 하루 평균 4620명을 진료하면 하루에 최소 300만명이 이를 이용하는 셈인데, 현재 하루 평균 외래진료 인원인 150만명보다 2배나 많은 수치다”라고 지적했다. 불필요한 의료 이용이 이뤄지고 국민 의료비가 크게 증가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보건의료단체연합이 원격의료에 대해 분석한 자료를 보면, 환자들이 원격의료를 받기 위해 사야 하는 통신 및 의료계측 장비가 최소 100만~150만원은 될 것으로 보여 결국 환자의 주머니를 털어 이들 업체가 큰 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원격의료를 반대하는 의사단체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가 한목소리로 반대하고 나서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의사협회를 비롯해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협회 등 의료계 단체와 보건의료 노동계 단체인 보건의료노조는 원격의료 토론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제부처가 중심이 돼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보건의료체계의 근간을 흔들 원격의료 허용안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의사협회는 다음달 15일 약 2만명의 의사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어 정부의 원격의료 추진을 반대하기로 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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