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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회식자리에서 마실 술의 양을 미리 정해두면 절주에 도움이 된다. 폭탄주를 피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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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연말 술자리 건강 챙기기
송년회가 연극이나 영화 관람 등 문화 행사로 바뀌었다지만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대세는 술자리임을 부정하기 어렵다. 한해를 정리하는 자리에서 소통을 돕기 위해 술이 주는 의미가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지나친 음주는 간 질환을 비롯해 각종 질환과 사고를 부를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술을 피할 수 없다면 최근 한국건강증진재단이 내놓은 ‘저위험 음주 가이드라인’과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절주 요령을 주의깊게 보자. ■ 남성은 소주 5잔, 여성은 2.5잔 세계보건기구(WHO)는 해마다 약 250만명이 음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계한다. 또 건강위험 요인 가운데 음주는 잘못된 식생활, 흡연과 함께 3대 주요 위험 요인이기도 하다. 한국건강증진재단은 기관별로 기준이 다른 ‘저위험 음주량’에 대한 정의를 통일하기 위해 대한내과학회, 대한간학회, 한국알코올과학회 등 8개 학회와 함께 논의한 끝에 최근 ‘저위험 음주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를 보면 건강에 미치는 폐해를 최소한으로 하는 음주량은 일주일에 한번 마신다는 전제 아래 남성은 한번에 소주(알코올 도수 19%) 5잔 이내, 여성은 2.5잔 이내이다. 알코올 도수가 21%인 소주는 남녀 각각 4잔, 2잔 이내로 더 줄어든다. 건강증진재단과 8개 관련학회‘저위험 음주 가이드라인’ 발표
여자는 남자의 절반 정도 권장
맥주는 4잔, 포도주는 3잔 권고
음주일지 기록하면 절주에 도움 병맥주의 경우에는 맥주잔(250㎖) 기준 남성은 4잔 이내, 여성은 2잔 이내이며, 캔(330㎖) 맥주는 남성은 3캔, 여성은 2캔 이내이다. 건강에 이롭다고 알려진 포도주의 경우에는 알코올 도수가 13%로 맥주와 소주의 중간쯤 되는데, 남성은 3잔, 여성은 1잔 이내가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 알코올 양으로 따지면 남성은 40g, 여성은 20g이내이다.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할 사람이나 상황도 제시됐는데, 우선 청소년이나 임신부는 아예 마시지 않는 게 좋다. 또 술을 마시면 정신을 잃거나 아예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알코올 분해 효소가 없는 사람도 마시지 않아야 한다. 운전을 하거나 운동을 할 때에도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이연경 한국건강증진재단 팀장은 “음주를 강권하게 되는 폭탄주, 벌칙주, 파도타기 등도 올바른 음주 문화가 아니다. 술을 꼭 마셔야 한다면 다른 사람의 주량을 존중하는 것이 저위험 음주의 한 원칙이다”고 말했다. ■ 미리 양 정해놓고 마시자 지방간 등을 비롯해 각종 알코올성 질환을 앓고 있다면 곧바로 술을 끊어야 한다. 각종 모임에서도 주변에 술을 아예 마시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려 도움을 구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줄이는 것만으로도 건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면 절주의 요령을 익혀둬야 한다. 우선 마시는 술의 양을 줄여야 할 이유를 글로 써 두는 것이 좋다. ‘가족이나 건강을 위해서’라든가, ‘건강한 잠을 위해서’처럼 명확하게 적어야 한다. 다음으로 술자리에서 마시는 음주량을 미리 정해둬야 한다. 저위험 음주 가이드라인처럼 일주일에 소준 5잔 이내 등으로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술을 마셨다면 이를 음주일지처럼 잘 기록해 두면서, 자신이 얼마나 술을 줄였는지 혹은 더 마셨는지에 대해 분석해야 한다. 어느 모임에 가면 주량 이상으로 마시게 된다는 것을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절주에 큰 도움이 된다. 의학계의 연구 결과에서는 적은 양의 술이라도 매일 마시면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일주일에 최소 이틀 정도는 아예 술을 마시지 않도록 정하라고 한다. 술을 마시지 않은 다음 날과 술을 마신 다음날의 몸 상태를 비교해 보는 것만으로도 절주에 대한 의지를 높일 수 있다. 스스로 술을 줄일 수 없거나 술 때문에 직장에 지각을 하거나, 술을 마신 뒤 한 행동이나 말이 아예 기억나지 않거나, 화가 나거나 슬플 때 혼자서라도 술을 마신다면 알코올 사용 장애에 해당될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이럴 때에는 특히 절주 노력이 필요하지만, 혼자만의 결심으로 어렵다면 관련 전문가들을 찾아 상담을 받을 필요도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 한국건강증진재단, 강웅구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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