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12.26 20:46
수정 : 2013.12.27 14:03
복지부·국립암센터 통계
갑상샘암·전립샘암은 100% 고쳐
보통사람보다 생존율 되레 높아
폐암·간암·췌장암은 초기 알아도
5년 생존율 50% 못 미치고
전이됐을 땐 5%도 생존 못해
우리나라 남성에게 흔한 위암이나 대장암, 여성에게 많은 갑상선암이나 유방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 가능성이 9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의 경우 진단 및 치료 뒤 5년 이상 생존하면 완치됐다고 보는데, 갑상선암의 경우 암 세포가 갑상선을 벗어나지 않는 초기에 발견되면 100% 완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가 26일 발표한 ‘2011년 국가암등록 통계’를 보면 암 세포가 처음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은 상태인 암 초기에 발견돼 치료를 받으면 전립선암의 경우 5년 이상 생존할 가능성(5년 생존율)이 101%, 갑상선암은 100.5%로 나타나 암이 없는 보통 사람들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생존율을 발표한 것은 2005년 암 통계를 발표한 뒤 올해가 처음이다.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암이 없는 보통 인구의 생존율과 비교하는 상대 비율로, 100%가 넘게 나오는 것은 암 진단 및 치료 뒤 건강 관리에 힘쓰다보니 보통 인구의 생존율보다 더 높게 나온 것이다.
갑상선암 등에 이어 유방암이나 대장암, 위암도 5년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높게 나왔다. 각각 97.8%, 93.8%, 93.7%로 나타났다. 특히 갑상선암이나 전립선암, 유방암은 암 세포가 애초 발생한 장기 주변의 다른 장기나 림프절에까지 퍼져 ‘국소 진행’된 상태에서도 5년 생존율이 각각 100.2%, 95.2%, 89.9%로 분석됐다. 반면 5년 생존율이 낮은 암인 폐암, 간암, 췌장암은 초기에 발견돼도 생존율이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암 세포가 해당 장기를 벗어나지 않은 상태여도 폐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49.5%, 간암 46.2%, 췌장암 24% 등이었다.
하지만 암이 많이 진행돼 암 세포가 멀리 떨어진 장기에까지 퍼진 ‘원격 전이’ 상태라면 갑상선암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암들의 5년 생존율은 크게 낮아졌다. 갑상선암의 경우 원격 전이된 상태라도 69.3%가 5년 이상 생존할 수 있었지만, 유방암이나 전립선암은 해당 비율이 각각 34.5%, 37.7%로 크게 떨어졌다. 췌장암ㆍ간암ㆍ폐암 등 난치성 암은 이보다 훨씬 낮아 각각 1.8%, 3%, 4.9%로 집계됐다. 이진수 국립암센터 원장은 “유방암이나 갑상선암, 전립선암은 멀리 떨어진 장기에까지 전이된 상태가 아니라면 사실상 거의 모든 환자가 완치 판정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장기는 사람의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이 덜하기 때문이다. 반면 췌장암ㆍ간암ㆍ폐암 등 생존율이 낮은 암은 해당 장기가 없으면 생존할 수 없으므로, 초기에 발견됐다고 해도 생존율이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1999년 전국적으로 암 발생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뒤로 2011년까지 암 경험자는 총 109만7000여명으로 나타났다. 암 경험자는 암 발병 뒤 숨진 사람을 빼고, 현재 치료받고 있거나 완치 뒤 생존해 있는 사람을 뜻한다. 2011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45명당 1명이 암 경험자인 셈이다. 나이대별로는 65살 이상인 사람 가운데 13명당 1명(남성 9명당 1명, 여성 18명당 1명)이 암 경험자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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