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1.17 20:07
수정 : 2014.01.17 20:07
며느리가 모시는 노인보다 딸이 모시는 노인의 삶이 더 우울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인정 덕성여대 교수(사회복지학)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사회연구’ 최신호에 실은 ‘며느리와 딸로부터 수발 받는 노인의 우울수준 및 우울 관련 요인의 차이’ 보고서에서 딸한테 보살핌을 받는 노인이 더 우울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교수가 2011년도 보건사회연구원의 노인실태조사 패널자료를 활용해 며느리 또는 딸에게서 보살핌을 받는 노인 293명을 대상으로 우울 수준을 측정한 결과, 우울증의 최고수준을 15점으로 잡았을 때 딸이 모시는 노인의 우울 정도는 9.31점, 며느리가 모시는 노인은 7.49점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으로 진단되는 11~15점을 받은 비율도 딸 수발 노인 가운데 45.8%를 차지해 며느리 수발 노인의 30.9%에 견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혈연 관계에 있는 딸에게 보살핌을 받는 노인이 더 만족감을 느낀다는 서구의 몇몇 연구 결과와는 반대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아들과 며느리가 주로 부모를 모시는 우리나라의 문화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노인의 경제수준도 우울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딸이 수발하는 노인의 62%가 자신의 경제수준을 “낮다”고 응답한 반면, 며느리한테서 수발받는 노인의 경우는 43.9%가 “낮다”고 응답했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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