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7.02 17:25
수정 : 2014.07.02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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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운식 기자 y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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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적고 고가장비는 많은탓
입원일·외래진료 횟수 최상위권
의사·간호사 인력수는 최하위권
“의료장비 의존…환자 불만 커져”
최근 5년 동안 한국의 한 해 평균 의료비 증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간호사는 부족한데 인구 대비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 각종 고가 영상장비와 병원의 병상 수가 가장 많은 탓으로 풀이된다.
보건복지부가 2일 공개한 ‘2014년 경제협력개발기구 보건의료 통계’를 보면, 2007~ 2012년 한국의 의료비 증가율은 한 해 평균 6.6%다. 이는 오이시디 평균인 2.3%보다 3배가량 높으며 오이시디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이처럼 의료비가 가파르게 증가한 배경엔 엠아르아이 등 고가의 의료장비 도입, 병원의 경쟁적인 병상 수 늘리기, 외래환자 증가 등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 한국의 엠아르아이 보유 대수는 인구 100만명당 23.5대로 오이시디 평균인 14대보다 약 1.7배 많다. 컴퓨터단층영상촬영(CT)도 100만명당 37.1대로 오이시디 평균치인 24.1대보다 50%가량 많다. 병원들이 경쟁적으로 입원 병상 수를 늘려 인구 1000명당 병상은 지난 5년간 40% 증가한 10.3개로 오이시디 평균인 4.8개의 2배가 넘는다. 오이시디 국가 대부분은 되레 병상 수가 줄었다.
환자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날짜인 재원일수나 외래진료 횟수도 오이시디 회원국 가운데 최상위권이다. 한 해 환자 1인당 평균 재원일수(16.1일)와 외래 방문 횟수(14.3회)는 오이시디 평균(8.4일, 6.9회)의 약 두배에 이른다.
그러나 정작 의사나 간호사의 의료 서비스를 받기는 힘들다. ‘의사가 나를 기억할까?’라는 의구심을 품게 하는 이른바 ‘3분 진료’의 이면엔 의사·간호사 부족이 자리잡고 있다. 1000명당 의사가 2.1명에 불과해 오이시디 국가(평균 3.2명) 중 최하위권이다. 1000명당 간호사도 4.8명으로 오이시디 평균인 9.3명의 절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의사는 적고 고가의 검사장비가 많다 보니 의사 진찰보다 의료장비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다”며 “환자들이 값비싼 검사비를 내며 의사 얼굴도 제대로 못 보고 설명도 듣지 못한다는 불만이 나오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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