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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9.09 20:47 수정 : 2014.09.10 14:32

흡연으로 인한 뇌졸중의 위험을 보여주는 광고물이 서울 시내 한 버스정류장에 부착돼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소송으로 밝혀진 담배회사 ‘비윤리적 판매전략’
“중독에 취약한 청소년·여성 집중적으로 공략”

미국과 캐나다의 주정부가 거대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담배회사의 비윤리적인 판매 전략이 드러났다. 담배회사가 ‘니코틴 중독’을 의도적으로 일으켜, 소비를 중단할 수 없도록 만든다는 사실이 대표적이다. 중독에 취약한 청소년·여성을 집중 공략해온 사실도 밝혀졌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의대 병원의 닐 베노위츠 교수는 지난 5월 <한겨레>와 만나 “비흡연자는 흔히 흡연자를 비난하는데 흡연자도 피해자다. 흡연이 해롭다는 사실을 알고도 끊지 못하는 중독은 담배회사가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노위츠 교수는 약리학 및 심장혈관내과 교수로 니코틴 중독 및 중독이 신체에 끼치는 영향 등을 연구해온 세계적인 전문가다. 그는 니코틴 중독이 생기면 담배를 끊지 못하는 건 흡연으로 흡수된 물질이 뇌 조직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어릴 때 흡연을 시작하면 뇌로 전달되는 신경회로까지 변화시켜 중독이 더욱 심해지고, 담배를 끊으려 해도 이 회로가 작동해 금연을 어렵게 한다고 경고했다. 베노위츠 교수는 “니코틴 중독을 비롯해 흡연의 폐해를 잘 판단할 수 없는 청소년에게까지 담배를 피우게 한 이들의 영업 전략은 매우 비윤리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담배회사는 남성에 견줘 상대적으로 흡연율이 낮은 여성을 표적으로 한 상술도 은밀히 구사해왔다.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학 보건과학대의 켈리 리 교수는 “담배 이름에 ‘마일드’나 ‘순한 맛’ 등을 붙여 마치 담배가 해롭지 않은 것처럼 광고를 하는데 이는 여성이나 청소년을 표적으로 한 판매 전략”이라고 짚었다. 리 교수는 1990년대 후반부터 흡연 피해 소송 등과 관련된 국제적인 연구조직에서 일하고 있다. 그의 연구 대상엔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여러 나라로 진출하는 담배회사의 영업 전략과 각국 정부의 금연 정책 등도 포함된다. 흡연 폐해 및 담배회사 전략 관련 세계적 전문가인 리처드 폴리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는 “담배회사가 니코틴 중독을 유발하고 특히 담배에 취약한 청소년과 여성에게 접근한 사실 등은 모두 흡연 피해 소송 과정에서 알려지게 됐다”며 “소송이 일반인은 물론 흡연자한테도 담배회사의 비도덕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고, 무엇보다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게 되는 데 매우 큰 구실을 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밴쿠버/김양중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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