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9.20 17:50
수정 : 2005.09.2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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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결과 부모의 소득 수준이 아이들의 구강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저소득층 자녀의 구강건강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치아의 날을 맞아 애경이 대한구강보건협회와 공동으로 연 어린이 치아교실에서 칫솔질을 배우고 있는 아이들. 황석주 기자 stonepo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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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미취학 어린이 구강건강 실태 조사 결과
소득 수준이 높은 부모일수록 미취학 자녀의 구강 건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그 결과 자녀한테 충치가 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을 강남 동·서와 강북 동·서 등 4개 지역으로 나눴을 때 경제수준이 높은 강남동의 아이들에서 충치 발생이 가장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겨레신문과 충치예방연구회(회장 송학선)가 최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미취학 아동이 있는 서울지역 부모를 대상으로 미취학 아동 510명의 구강건강 실태를 조사한 결과 ‘아이들의 구강 건강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응답 비율은 지역별로는 강남동(서초·강남·송파·강동구)이 87.8%로, 소득별로는 월소득 400만원 이상이 78.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에 반해 강남동 보다 상대적으로 경제수준이 낮다고 할 수 있는 3개 지역은 강북서(은평·서대문·마포·용산구) 54.9%, 강북동 74.5%, 강남서 67.7%로 조사됐다. 또 200만원 미만 60.0%, 200만~299만원 70.8%, 300만~399만원 72.8%로 소득이 낮을수록 낮게 나타났다. 이는 저소득층일수록 자녀의 구강건강에 신경을 쓸 경제력과 시간적 여유가 적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녀의 구강건강에 대한 관심도는 충치 발생에 영향을 미쳐, 강남동은 ‘아이에게 충치가 있다’는 응답이 14.4%로 가장 낮게 나타난 반면, 강북서는 42.3%, 강북동은 36.7%, 강남서는 36.0%의 차례로 높게 나타났다. 소득별로는 200만원 미만이 48.0%로 200만원 이상의 31~32%에 비해 높았다.
지난 1년간 자녀가 치과를 방문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400만원 이상이 71.1%로 가장 많았으며, 300만~399만원 69.8%, 200만~299만원 62.4%, 200만원 미만 50.0%로 소득이 적을수록 치과를 덜 방문했다.
특히 자녀가 충치를 앓고 있음에도 ‘아직 치료하지 않았다’는 응답 비율은 200만원 미만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45.8%로 나타난 반면에 200만~229만원 19.3%, 300만~399만원 15.4%, 400만원 이상 16.7%로 조사됐다.
강남동, 구강건강 관심 최고
소득 200만원 미만 46%가 “충치 있지만 치료 안했다”,
“하루 3번이상 칫솔질” 27%
매번 식사 후 자녀에게 칫솔질을 얼마나 자주 지도하는가에 대해서는 ‘매번 한다’ 49.8%, ‘가끔 한다’ 42.4%, ‘거의 하지 않는다’ 7.8%로 나타났으며, 소득별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이번 조사에서 아이들은 만 4살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칫솔질을 시작하는데, 빈도는 ‘하루에 3번 이상’ 27.5%, ‘하루에 2번’ 57.3%, ‘하루에 1번’ 12.7%, ‘2~3일에 1번 이하’ 1.4%, ‘아직 칫솔질 하지 않음’ 1.2% 등으로 조사됐다.
충치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1순위 응답을 기준으로 볼 때 ‘올바른 칫솔질’이라는 응답이 81.0%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정기적인 치과 검진’ 8.8%, ‘설탕 섭취 제한’ 6.5%의 차례였다. 1순위와 2순위 응답을 더하여 살펴볼 때에는 ‘올바른 칫솔질’ 94.1%, ‘정기적인 치과 검진’ 50.2%, ‘설탕 섭취 제한’ 35.9%에 이어 ‘불소 도포’ 5.9%, ‘수돗물 불소화 사업’ 5.3%, ‘치아 홈메우기’ 4.7%, ‘자일리톨 섭취’ 0.8%의 순으로 나타났다.
경북대 치과대학 예방치과 송근배 교수는 “올바른 칫솔질이 충치를 예방하는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과 올바르게 칫솔질을 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며 “부모는 자녀가 올바른 칫솔질을 자주 하는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조사는 부모의 소득 수준이 자녀의 구강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저소득층 자녀의 구강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한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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