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9.10 21:45
수정 : 2014.09.10 22:56
|
켈리 리 캐나다 사이먼 프레이저대학 보건과학대 교수
|
의료보험 당국이 나선만큼 영향 커
담배회사 아시아 판매에 제동 가능
“한국의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흡연 피해 소송에 나선 일이 세계 금연운동 진영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건보공단이 승소하면 최근 담배회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시장인 아시아 전체가 흡연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국·중국·베트남·타이 등 아시아의 흡연 현황과 금연 정책을 연구해 온 켈리 리(사진) 캐나다 사이먼 프레이저대학 보건과학대 교수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건보공단 흡연피해소송의 파급 효과를 이렇게 기대했다. 켈리 리 교수는 1990년대 후반부터 세계적인 금연 운동가들과 함께 담배회사의 판매 전략을 연구하고 이에 공동 대응하는 연구팀에서 일해 왔다.
이 연구팀은 캐나다 주정부들이 진행하고 있는 담배회사와 소송에서도 직간접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건보공단의 흡연피해소송은 지금까지와 달리 의료보험 당국이 나선 첫사례라, 이들 연구팀한테도 커다란 관심사다. 이들은 개인이 제기한 흡연피해소송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최종 판결 등도 꼼꼼하게 검토하고 있다.
최근 담배회사들은 미국이나 캐나다 등지에서 주정부한테 소송을 당하는 등 전반적으로 담배 마케팅이 어려워지자 규제가 덜한 아시아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따라서 건보공단이 소송에서 승리하면 글로벌 담배회사들의 판매 전략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세계 금연 운동 진영은 담배회사들이 한국이나 아시아에서와 같이 ‘마일드’나 ‘순한 맛’ 등을 내세우며 여성이나 청소년이 흡연을 더 쉽고 빨리 시작하도록 하는 마케팅 전략에 어떻게 대응할지 연구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이 담배회사들이 저지르는 탈세 등 각종 불법행위의 온상이 되고 있는데 그 실태도 조사하고 있다. 한국 건보공단의 소송 과정에서 이런 담배회사의 판매 전략이 알려지고 위법성이 드러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켈리 리 교수의 조언과 기대다.
벤쿠버/글·사진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