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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마음] 진짜로 웃으면 내장도 웃는다 |
헤르만 헷세의 <싯다르타>라는 소설에 보면 마지막에 참 멋있는 장면이 있다. 싯다르타의 예전 친구인 고빈다가 싯다르타를 찾아왔다. 이 사람은 출가한 사문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고통과 번민에 쌓여 있었다. 지나던 길에 옛 친구인 싯다르타를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왠지 모르게 성자의 느낌이 풍기는 싯다르타에게 가르침을 청한다.
싯다르타의 이야기를 들은 고빈다는 자신의 스승인 붓다와는 좀 다르게 이야기하는 싯다르타를 금방 이해 할 수 없었다.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가르침을 청한다. 이때 싯다르타는 자신의 이마에 입을 대라고 한다. 반신반의하며 고빈다는 시키는 데로 한다. 그때 순간 싯다르타의 얼굴위로 서로 서로 이어져 변하는 수많은 생명체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여자와 남자의 모습 그리고 아이와 노인, 잉어, 죽음 등 수많은 모습들이 있고 또 여전히 그 배후에 변하지 않는 모습인 싯다르타의 웃는 모습이 있었다. 다시 모든 것이 사라지고 제정신이 돌아왔을 때 거기에는 싯다르타의 웃는 얼굴이 보였다. 미소 짓는 그 얼굴은 자신의 스승인 붓다의 미소였다. 고빈다는 울면서 자신도 모르게 절을 했다. 이때 고빈다는 깨달은 자는 미소 짓는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미소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붓다의 미소다. 평화와 자비의 상징인 그 미소는 진정 깨달은 자의 미소일 것이다. 마음이 평화롭지 않으면 진정한 미소는 나오지 않는다. 직업적으로 미소 짓는 진짜 미소가 아닌 경우는 입주변, 관골 주위의 근육만 움직인다고 한다.
요즘은 진짜 미소 띤 얼굴을 찾아보기 힘들다. 미소는 몸 안의 내장들을 이완시킨다. 몸 안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다.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도 소화가 안 되는 경우는 대개 스트레스 때문이다. 그런 사람은 거의 웃지 않는다. 웃어야 몸 안의 내장이 이완되는데 늘 긴장하니 소화가 잘 안 되는 것이다. 또 운동을 하더라도 늘 짜증스런 표정을 짓는 사람도 겉의 근육은 풀려도 내장의 근육은 긴장되어서 여전히 피곤함을 느낀다.
마음에서 평화로움을 느낄 때 우리 몸은 앤돌핀이라는 호르몬을 낸다고 한다. 평화의 호르몬인 이 호르몬은 암도 치료 할 정도로 강력하다고 한다. 한의학에서도 마음이 평화로움을 느끼면 가슴의 에너지 센터가 활성화되어 몸 안의 모든 기운이 조화롭게 되고 강력한 생명력이 발동된다고 본다. 평화로움의 미소는 강력하여 중국의 어떤 사람은 암에 걸렸을 때 암이 걸린 곳을 향해 계속 평화로운 미소를 보내서 스스로를 치료했다고 한다. 평화의 미소는 자신을 보호하는 최고의 보약인 것이다. 직장이나 버스 등에서 잠깐의 시간이 있으면 고요히 마음을 내리고 미소 지으며 주변의 모든 존재들에게 평화와 사랑을 보내보자. 어떤 영양제보다도 좋다. / 한의사 권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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