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2.03 20:02
수정 : 2015.02.03 20:02
이주의 건강 화제
일시적인 신체 마비나 언어장애가 발생한 뒤 하루 안에 치료를 받으면 뇌경색 발생 위험이 보통의 절반인 5% 수준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시적인 신체 마비 등과 같은 증상은 ‘일과성뇌허혈발작’이라 부르는데, 뇌혈관이 막혀 뇌졸중이 생기는 환자의 30% 정도가 이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용석 서울시보라매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국내 11개 대학병원 뇌졸중센터와 함께 일과성뇌허혈발작 환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 일과성뇌허혈발작의 특성’을 연구했더니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일과성뇌허혈발작은 뇌로 가는 혈관이 일시적으로 막혀 언어장애나 신체 마비 등의 증상이 잠시 나타났다가 다시 없어지는 것이다. 대부분 이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넘어가기 쉽지만, 발병 뒤 이틀 안에 뇌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있어 초기 대응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보면, 증상이 생긴 지 하루 안에 병원을 찾아 신속하게 뇌졸중 검사와 치료를 받은 환자 500명 가운데 150명(30%)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검사에서 뇌경색 초기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36.6%에 이르는 183명은 뇌혈관이 정상보다 좁아져 뇌경색 발생 위험이 높아진 상태였다. 일과성뇌허혈발작의 증상으로 환자들이 주로 겪는 질환은 반신마비(64%), 언어장애(20%) 등의 차례였다. 평소 이들의 3분의 2는 고혈압, 3분의 1은 고지혈증과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을 앓고 있었다.
의료진은 환자의 혈관을 막는 혈전을 예방하는 치료와 함께 뇌경색 발생 위험을 높이는 고혈압과 당뇨 등을 관리한 결과, 일과성뇌허혈발작 뒤 3개월 안에 뇌경색이 생길 위험이 5%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 교수팀은 “지금까지 나온 국외 연구에서는 일과성뇌허혈발작 환자의 10%가 세달 안에 뇌경색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며 “이번에 나온 5%라는 수치는 크게 주목할 만한 성과다. 평소 고혈압·당뇨·고지혈증·심장병 등이 있는 환자가 일시적인 반신 마비, 언어장애, 발음 이상 등을 겪을 경우 지체 없이 뇌졸중 전문 치료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의사협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인 <미국의학회지 신경학> 1월호에 실렸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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