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5.26 20:49
수정 : 2015.05.26 20:49
이주의 건강 화제
노인들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노인성 어지럼증이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무턱대고 어지럼증을 완화시키는 약을 쓰기보다 노인들의 상태에 맞는 재활치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어지럼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09년 57만여명에서 2013년 71만여명으로 4년 새 24%가 늘었다. 나이대별로는 50대 이상이 전체 환자 10명 가운데 6명꼴이었다.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두배가량 많은 것도 눈에 띈다. 한규철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인구 고령화가 심한 미국은 2012년 기준 65살 이상 인구의 19.6%가 어지럼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인구 고령화에 따라 노인 어지럼증 환자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며 “어지럼증은 노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증상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어지럼증이 있는 노인은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걸을 때 양쪽 발 사이의 간격이 불규칙적으로 벌어진다. 또 발바닥에 가해지는 힘이 줄면서 보행 리듬도 변했고, 결국 몸의 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해 낙상을 당하기 쉽다. 문제는 낙상을 당하면 걷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고, 그 결과 이동에 제한을 받게 돼 삶의 질이 저하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보통의 어지럼증은 증상 자체를 완화해주는 약이나 어지럼증에 따른 구토를 막기 위한 구토억제제 등을 쓰지만 노인들한테는 이들 약물을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노인들은 대사 기능이 원활하지 않아 자칫 부작용만 키울 수 있어서다. 또 노인 환자들은 다양한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데 약을 쓸 때에는 이런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만성질환자의 16%가 어지럼증을 겪는다는 조사도 있다.
한 교수는 “노인 어지럼증 환자한테는 발의 압력, 자세, 보행 상태에 대한 검사를 통해 어지럼증의 원인과 정도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어지럼증 정도에 따른 맞춤형 운동이 필요한데, 걷거나 계단을 오르는 등 일상생활과 관련된 동작에 스스로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운동을 더해 지속성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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