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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6.18 14:37 수정 : 2015.06.18 16:14

section _ H

“내 마음은 다른 데 가 있었다. 잘못된 상상으로 인한 통증. 내 자신을 잃을 정도다.”(윌리엄 셰익스피어)

“조용히 한숨 쉴 뿐이다. 할 수 있는 것은 이것밖에 없다.”(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2세)

19세기 이 병은 절정에 이르렀다. 건강에 문제가 없지만 지나치게 병을 두려워하는 심기증(건강염려증)이다. 이 때문에 찰스 다윈은 결혼식을 미루기도 했다. 베토벤 같은 음악가나 토마스 만 등 문인들도 이 병을 비껴가지 못 했다. 당시에는 심기증이 학식 있는 사람들의 병으로 간주된 점도 한 몫을 했다. ‘장황하게 말을 많이 하는 우울증’으로 불리며 병이라기보다는 ‘멋진 것’으로 여겨져서다.

셰익스피어. Wikimedia

베토벤. Wikimedia

다윈. Wikimedia

심기증은 병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에서 시작된다. 의사가 ‘아니다’라고 확인해줘도 건강에 대한 염려가 줄지 않는다. 건강한 상태이지만 병에 걸렸다는 두려움 속에 갇힌 상태가 반년 이상 지속되기면서 병이 시작된다. 증상이 심해지면 의사를 지속적으로 만나고 검사도 늘어난다. 이들은 결국 6~10년정도 더 시달린 뒤에야 정신과 의사를 만나게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사이버 심기증 증상도 새로 생겼다. 자신이 가진 증상에 대한 정보를 온라인에서 뒤진다. 쉽게 인터넷 검색이 가능해지면서 건강에 대해 두려움을 가진 이들의 증상은 더 심해진다. 환자들은 종종 공포에 젖어 제대로 된 판단도 내리지 못한다고 한다. 유럽에서만 이런 심기증 증상을 갖고 있는 이들이 420만명에 달할 정도다.

Wikimedia

건강에 대한 적절한 관심은 필요하지만 심기증으로까지 이어지면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 질병에 대한 공포로 수시로 의사를 찾으며 검사를 지속하는 것이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고, 장기적인 스트레스로 수명까지 단축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과다 진료로 인한 사회적 비용까지 발생한다. 스위스 취리히대 사회의학과는 “아프다고 느낄 경우 오히려 일찍 죽는다. 실제 병이 있는지, 환경이 나쁜지는 상관없다. 두려움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갖기보다 건장하다고 느낄수록 오래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4년 9월호에 실린 <디 차이트> 얀 슈바이처 기자의 글을 요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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