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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6.18 19:42 수정 : 2015.06.1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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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쇼트닝 마가린 같은 트랜스 지방 안전식품에 제외
식물성 지방을 고체로 만든 인공 지방으로 건강에 유해해
비만은 물론 심혈관질환과 암의 한 원인으로 지목돼

감지튀김은 쇼트닝 등 트랜스지방을 이용한 대표적인 패스트푸드다. 한겨레 자료 사진

뱃살은 물론 심장병과 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온 트랜스 지방이 미국에서 퇴출된다. 유전자 조작 곡물 산업과 결탁해 값싸고 건강하지 않은 지방을 공급하던 식품자본에게 철퇴가 내려진 셈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7일 가공식품 제조 공정에서 식물성 기름에 첨가제를 넣어 고체로 만든 지방(트랜스 지방)을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정되는(GRAS)‘ 식품 목록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정되는 식품에서 제외된다는 것은 위험하다는 뜻이다. 이번 FDA의 결정에 따라 미국의 식품업체들은 2018년 6월까지 부분경화유의 식품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동물성 지방보다 건강할 것 같은 식물성 지방으로 만들었는데 트랜스 지방은 왜 위험할까? 보통 지방은 액체상태인 기름과 고체상태인 지방으로 이루어진다. 이 둘을 합쳐 유지라고 한다. 따라서 트랜스 지방은 자연상태에는 존재하지 않는 인공 기름이다.

그러나 1950년대 육식이 질병의 원인이라는 소비자의 비판이 일면서 식품회사들은 식물성지방에 수소를 넣어 고체화하는 경화유 즉 트랜스지방을 만들기 시작했다.

마가린, 쇼트닝 등에 들어있는 트랜스 지방은 패스트푸드나 피자, 팝콘, 빵, 파이, 쿠키, 케이크, 아이스크림, 감자칩 등에 주로 쓰인다. 음식에 고소한 맛이 나게 하고, 먹은 뒤에도 달콤함을 느끼도록 하는 트랜스지방은 대부분 유전자 조작 옥수수와 대두로 만들기 때문에 가격 또한 저렴해서 널리 써왔다. 값싸고 맛있는 패스트푸드의 비밀 가운데 하나가 바로 트랜스지방인 셈이다.

트랜스 지방은 패스트푸드나 피자, 팝콘, 빵, 파이, 쿠키, 케이크, 아이스크림, 감자칩 등에 많다. 음식에 고소한 맛이 나게 하고, 먹은 뒤에도 달콤함을 느끼도록 하는 트랜스지방은 비만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그러나 식품회사들은 이 트랜스 지방이 식물성 기름으로 건강하다고 대대적으로 광고했다. 또 미국 정부도 트랜스지방이 심혈관 질환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이를 후원했다. 지금으로서는 이해가 안가는 이런 행동은 당시 의료 수준에서 비롯됐다. 1950년 당시에는 콜레스테롤이 고밀도와 저밀도 2종류가 있으며 고밀도 콜레스테롤은 혈관이나 신체기관 유지보수에 필요한 꼭 필요한 기능을 한다는 것을 몰랐다. 그저 콜레스테롤은 심장병의 주범인 타도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불포화지방인 식물성 기름은 경화처리하면 동물지방과 마찬가지로 포화지방으로 변화한다. 심지어 이 포화지방이 동물성 포화지방보다 더 위험하다. 트랜스 지방은 몸속에 흡수되면 좋은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나쁜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실제 트랜스지방 섭취를 평소보다 2% 늘리면 심장병 발병 위험이 25%나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다. 트랜스지방은 또 우리 몸의 면역력에 영향을 미친다. 이 지방이 면역세포에 들어가 기능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몸에 염증이 생기고 면역체계가 항시 과작동해 이상 세포 즉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에서는 심혈관질환 환자는 더 늘어나고 비만과 고지혈증 환자가 급증한 것이다. 2006년 미국 뉴욕 시에서는 비만으로 인한 보건재정의 파탄을 우려해 뉴욕시에서 트랜스 지방을 추방하기도 했다. 이런 뉴욕 시의 결정은 전 미국으로 확대됐고 결국 트랜스지방이 퇴출되기에 이른 것이다.

국내 유통 가공식품의 트랜스지방 평균 함량.

FDA의 결정에 대해 미국심장협회(AHA)는 성명을 통해 “역사적 승리”라고 환영했지만,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국 식료품제조업협회(GMA)에서 FDA에 부분경화유를 ’제한적‘으로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내용의 청원을 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식품회사와 곡물회사가 값싼 유전자조작 옥수수와 대두유로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트랜스 지방에 대한 미련을 쉽게 버릴 수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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