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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6.18 20:18 수정 : 2015.06.18 20:22

병원 부분폐쇄 중에 병원 내 감염 관리 소홀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를 치료하던 삼성서울병원 간호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있는 이 병원 본관 앞에서 강북삼성병원 의사 4명과 간호사 50명 등 의료지원단이 진료를 돕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방사선사 이어 간호사도 감염
‘국내 최고 병원’ 명성 무색
대책본부 “17일에야 레벨 D
엄격한 개인보호장비 갖춰”

확진환자 4명 X레이 촬영 과정서
방사선사 감염된 걸로 확인

삼성서울병원이 병원 부분폐쇄를 단행하면서까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확산을 방지하겠다고 밝힌 뒤에도 정작 병원 내 감염 관리에는 소홀해 의료진이 전염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잇따라 발생했다. ‘관리의 삼성’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아마추어적인 병원 운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대책본부)는 18일 “메르스 확진 환자가 3명 추가돼 165명으로 늘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던 간호사(35·164번째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대책본부는 전날 이 병원 방사선사(33·162번째 환자)가 메르스 환자의 방사선 촬영 과정에 감염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서울병원에서만 두명의 의료진이 ‘메르스 확진 환자’를 진료하다 감염된 것이다. 메르스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 상황도 아니었고 메르스 확진 환자라는 걸 알고서도 의료진이 감염된 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격리 병동을 운영하는 다른 병원들에서는 지금까지 발생하지 않은 사례여서 ‘국내 최고 병원’이라는 삼성서울병원의 평판을 무색하게 한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삼성서울병원 간호사는 지난 10~12일 75번째 환자와 80번째 환자가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는 병동에 근무하면서 이들한테서 전염된 것으로 대책본부는 파악하고 있다. 이 간호사는 16일 발열이 확인돼 격리조처된 뒤 1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75·80번째 환자는 지난달 27~29일 14번째 환자와 함께 이 병원 응급실에 입원해 메르스에 감염됐다. 대책본부는 “17일 이전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레벨 D 수준의 엄격한 보호 장비를 갖추지 않아 개인보호구가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레벨 D 수준의 개인보호구는 의료용 마스크, 고글, 장갑 등을 말한다. 이는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이 지난 14일 병원 내 메르스 관리 소홀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한 이후에도 의료진의 방역 체제가 강화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병원장의 사과가 국민의 비난을 피하기 위한 ‘미봉책’이 아니냐는 비판을 부른다. 삼성서울병원은 그날 137번째 환자(이송요원)가 메르스 증상이 있었음에도 이를 보건당국에 알리지 않고 9일 동안이나 근무를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대국민 사과를 했다.

또 대책본부는 “16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이 병원 방사선사는 지난 11~12일 72·80·135·137번째 환자들을 이동형 엑스레이로 촬영하는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대책본부는 삼성서울병원이 17일부터 레벨 D의 보호구를 적용해, 이 방사선사 역시 메르스 감염에 대비한 충분한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료행위를 해 환자의 기침 등에 의해 메르스 바이러스가 전염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쪽은 “방사선사가 레벨 D에 준하는 수준의 보호복과 얼굴 차단용 ‘페이스실드’를 착용했다”고 밝혀 의료진의 실수에 의한 감염에 무게를 두는 태도를 보였다. 병원 쪽은 자체 조사를 한 뒤 19일께 의료진 두명의 감염 경로와 착용 보호구 수준 등에 대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근영 선임기자, 박수지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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