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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7.03 01:23 수정 : 2015.07.03 08:27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병원 안 감염 문제로 현장 관리감독을 위해 파견된 남형기 안전환경정책관 등 ‘메르스 삼성서울병원 즉각대응팀’이 지난 6월 15일 오후 일부 폐쇄 조치를 받은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본관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달 유럽 의학저널에 실린 논문
역학조사관들 “조사자료 무단 사용
공동저자 등재 동의 안해…내려달라”
“일부 민간조사관은 현장조사 기피”

경기도 역학조사관들이 최근 유럽 의학저널에 실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관련 연구논문에 자신들이 조사한 역학자료가 경기도감염병관리본부 소속 의료인들에 의해 무단으로 사용됐다며 저널 쪽에 논문 철회를 요구한 사실이 확인됐다. 부족한 역학조사 인력을 지원하려고 투입된 민간 역학조사관 가운데 일부가 메르스 감염 위험을 이유로 현장 조사는 기피한 채 논문 작성 등을 위한 자료 요구만 하고 있다는 역학조사관들의 불만도 나온다.

2일 <한겨레> 취재 결과, 경기도감염병관리본부(관리본부) 소속 의료인들은 평택성모병원에서 발생한 37명의 메르스 환자 역학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논문을 작성해 <유로서베일런스> 6월25일치에 실었다. 이 저널은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C)가 펴낸다. 논문에는 경기도 역학조사관 2명이 공동저자로 등재돼 있다.

그러나 이들 역학조사관은 자신들을 공동저자로 등재하는 문제와 관련해 사전에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없었으며 역학조사 자료도 허가 없이 사용했다며 <유로서베일런스> 편집진에 논문 철회를 요구했다.

<유로서베일런스>는 <한겨레>의 관련 문의에 “(논문 철회 여부를) 논의 중이다. 일부 저자들이 논문 내용에 대해 사전 고지를 받지 못했으며 데이터의 사용 권한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해 편집진이 조사 중이다”라고 답변했다.

저널 편집진은 논문의 진실성에 대해 조사에 나섰고, 1일(현지시각) 논문에 ‘우려 표명’(expression of concern) 표시를 붙였다. 우려 표명은 논문의 진실성 조사 절차가 끝날 때까지 해당 연구의 평가를 유보한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논문 교신저자인 이아무개 경기도감염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내부적으로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역학조사관들과도 (논문 철회 여부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메르스 확산으로 질병관리본부 소속 역학조사관의 업무가 폭증하자 정부가 민간 역학조사관 90여명을 선발해 현장에 투입했지만 일부 민간 역학조사관의 근무 행태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주로 감염학·예방의학 쪽 전문가들인 민간 역학조사관들이 현장조사는 외면하고 자문 구실만 맡으려 해 오히려 역학조사 업무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방역 현장에 나가 있는 한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일부 민간 역학조사관들이 현장에 들어가지는 않고 논문 쓰는 데만 관심을 둬 공무원과 공중보건의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고 전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박수지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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