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8.10 16:09
수정 : 2015.08.10 17:02
귀족병 ‘통풍’ 유발 가능성 높아
무더운 여름에 40% 발병, 술이 원인
신장 기능 저하된 중년 남성 주로 발병
무조건 금주 말고는 묘약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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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은 맥주 마시기에 더 없이 좋은 계절이지만 술이 원인이 되는 통풍이 가장 많이 발병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김정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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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계속되는 찜통더위는 술꾼이 아니더라도 시원한 맥주를 갈망하게 만든다. 하지만 한여름밤의 치킨과 맥주는 ‘스치는 바람에도 통증을 느낀다’는 매서운 통증을 동반하는 통풍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통풍은 주로 엄지발기락에 통증과 부기가 반복되는 만성관절염이다. 단백질이 몸안에 분해될 때 생기는 요산이 배출되지 못하면서 생긴다. 과거에는 육류를 많이 먹는 귀족들이 주로 앓아서 ‘귀족병’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소득계층과 관계 없이 발생한다.
특히 통풍은 40% 가량이 여름철에 발생하며 발병 원인의 70%는 술 때문으로 분석됐다. 가천대 길병원 류마티스내과 백한주·최효진 교수팀이 대한의학회지(KMS) 3월호에 게재한 논문의 내용이다. 국내 9개 대학병원에서 통풍을 진단받고 치료 중인 환자 33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통풍 발생 계절성’에 관한 분석을 해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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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의 원인은 대체로 술에 있다.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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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 환자의 평균 나이는 52.2살이었고 평균 유병 기간은 26.8개월이었다. 성별로는 남성(318명)이 여성(12명)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남성 환자가 더 많은 것은 남성은 나이가 들수록 신장에서 요산을 제거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반면 여성은 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 제거능력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통풍이 발생한 계절은 여름(6~8월)이 36.7%로 가장 많았다. 이어 봄(25.4%), 가을(20.7%), 겨울(17.2%) 순이었다.
통풍은 육류나 맥주 등에 많은 푸린이라는 성분이 분해되며 만들어진 ‘요산’이 몸속에 쌓이면서 발가락 관절, 발목관절이나 다리 등에 염증을 동반한 통증이 온다. 이 요산이 10~20년 동안 몸 안에 쌓이다 관절에 침착되면 통증이 생긴다. 발병의 원인이 10~20년 전부터 시작된 셈이다. 실제 논문을 보면, 치료 중에 통풍 증상이 악화한 5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가장 큰 악화 원인으로 음주(72%)가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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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많이 먹는 사람이 걸린다고 해서 '귀족병'으로 불리는 통풍은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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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에 술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알코올이 혈중 요산의 합성을 증가시키고, 소변으로 배설되는 것도 억제해 급성 발작의 발생률을 높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통풍을 예방하고, 증상의 악화를 막으려면 일단은 무조건 금주하라고 지적한다.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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