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8.18 19:56
수정 : 2015.08.18 19:56
이주의 건강 화제
음주를 즐기는 남성 4명에 1명꼴로 고위험 음주를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위험 음주를 하면 당뇨에 걸릴 위험이 다른 음주자보다 1.5배 더 높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알코올 섭취량이 남성은 40g(여성은 20g)이 넘고 술을 마신 뒤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거나 자신 또는 남을 다치게 하면 고위험 음주로 정의한다.
강희택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살 이상 성인(남성 5551명, 여성 6935명)의 음주량과 혈당 수치 등을 분석했다. 음주 횟수·양과 함께 음주 사고 등을 조사해 평가하는 알코올 사용장애 선별검사 점수를 매겨보니, 남성 음주자의 25.2%와 여성 음주자의 4.7%가 고위험 음주군으로 집계됐다. 알코올 사용장애 선별검사에서는 15점을 넘으면 고위험 음주군으로 분류된다. 중간위험 음주군은 남성 27.5%, 여성 10.7%였다. 저위험 음주군은 남성과 여성이 각각 47.3%, 84.6%였다.
음주와 당뇨의 연관성을 파악하려고 혈당치를 조사해보니, 남성은 저위험 음주군과 중간위험 음주군의 평균 혈당치가 각각 97.2㎎/㎗와 97.5㎎/㎗로 큰 차이가 없었으나 고위험 음주군은 101.3㎎/㎗로 크게 높았다. 당뇨의 진단 기준은 126㎎/㎗ 이상으로 여기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혈당치로 비교했을 때 고위험 음주군 남성이 장차 당뇨에 걸릴 가능성은 저위험 음주군 남성보다 1.5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은 음주 위험도에 따라 당뇨에 걸릴 가능성의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이 고위험 음주를 해도 당뇨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고위험 음주군에 해당되는 여성의 비율이 적어 통계적 차이가 크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팀은 “술은 흔히 간에만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술에 든 알코올은 췌장에서 분비돼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의 분비를 막고, 동시에 간 기능 장애를 일으켜 혈당을 높인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우리나라는 음주에 관대한 문화여서 과음을 하는 경우가 더 잦다. 한 번에 마시는 술의 양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술자리 횟수를 줄이는 등 여러 노력을 함께해야 음주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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