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8.26 15:35
수정 : 2015.08.2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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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오랜 기간 동안 피우면 뇌의 신경학적 퇴행이 빨라져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더 일찍 찾아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서상원(신경과), 신희영·강미라(건강의학본부) 교수팀은 연세대의대 김창수·조한나 교수팀과 공동으로 유럽신경과학회지 최근호에 발표한 연구 논문에서 흡연자들이 비흡연자들보다 대뇌피질 두께가 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08년 9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본부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남성 977명을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한 뒤 이를 3차원 영상으로 구현해 뇌 전반을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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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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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참여자의 평균나이는 64.9살로 치매검사에서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인지기능도 정상인 상태였다.
연구팀은 과거 흡연 경력에 따라 이들을 비흡연자(70명)와 금연자(539명), 흡연자(116명)로 나눠 대뇌피질 두께를 비교했다. 대뇌피질은 약 860억개의 신경세포로 이뤄져 사람의 뇌 가운데 4분의 1을 차지한다. 대뇌피질은 방대한 감각 정보에 대한 처리와 종합은 물론 의식적 사고와 인지, 문제 해결 등을 담당한다. 이 부분의 기능이 망가지면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올 수 있다.
분석 결과 흡연자 그룹의 대뇌피질 두께는 비흡연자 그룹보다 평균 0.035㎜ 더 감소한 것으로 측정됐다. 대뇌피질의 정상 두께가 1.5~4.5㎜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의 감소량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특히 이런 두께 차이는 흡연기간이 길수록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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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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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흡연자일지라도 금연을 한 사람들은 대뇌피질 두께 차이가 0.010㎜로 줄어들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나이나 교육수준, 음주량 및 고혈압과 당뇨, 비만도 등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위험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흡연 여부는 치매 발병의 주된 요소로 확인됐다”며 “하루라도 빨리 금연하면 흡연으로 인한 알츠하이머성 치매 발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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