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8.28 14:52
수정 : 2015.08.28 15:56
section _ H
“비타민제 질병 치료” 의학적 근거 없어
비타민A 등은 오히려 사망률 높여
오메가-3 효과도 미지수
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리고 흡연과 잦은 과음을 하는 사람들은 비타민제 등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을 찾는다. 하지만 효과가 없거나 되레 해롭다는 다른 한편의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특히 합성 종합비타민제는 오히려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
한겨레 자료사진
|
비타민제와 건강기능식품들이 얼마나 효능이 있는지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 교수가 펴낸 <비타민제 먼저 끊으셔야겠습니다>라는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알아본다.
비타민제가 갖가지 질병을 치료했다?
2000년대 초반 한 의대 교수는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가족과 친척들이 비타민C를 고용량으로 먹고 고혈압·망막혈관질환·뇌졸중 후유증 등을 치료했다고 주장했다.
|
한겨레 자료사진
|
한국영양학회가 권장하는 하루 비타민C 섭취량은 100㎎이지만 고용량 요법은 이의 60배에 이르는 6000㎎을 먹는 것을 일컫는다.
그러나 명 교수가 지난 2월까지 나온 관련 논문들을 분석한 결과, 비타민C 보충제가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살펴본 임상시험은 4건으로 모두 3만2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이를 분석해보니 비타민C 보충제는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망막혈관질환의 치료 효과도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다만 고혈압의 경우 비타민C 보충제가 높은 쪽 혈압을 4.9㎜Hg 정도 감소시켰다. 그러나 이 정도 효과는 운동을 하는 등 생활습관을 교정할 때 떨어지는 혈압 수치인 5㎜Hg보다 낮았다.
비타민A, 베타카로틴제는 오히려 수명 단축시켜
채소나 과일 등 비타민이나 천연항산화제의 함량이 높은 음식을 많이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견줘 심근경색 등 심장·혈관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까지 줄어든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도 다양한 과일과 채소를 하루 400g 이상 섭취하도록 권장한다.
|
한겨레 자료사진
|
그렇다면 합성해서 만든 종합비타민제도 같은 효과를 낼까? 2007년 2월 <미국의학협회지>에는 비타민제의 효과가 없을뿐더러 오히려 사망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이 연구는 비타민제의 효과에 대해 모두 18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47편의 논문을 종합 분석한 것인데, 종합비타민제에 든 베타카로틴, 비타민A, 비타민E는 사망률을 되레 각각 7%, 16%, 4%씩 높였다. 비타민C와 셀레늄은 사망률을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의학적 근거가 불충분한 탓에 미국 질병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에서는 암이나 심장·혈관질환의 예방을 목적으로 일상적으로 비타민 보충제를 먹는 것은 권고하지 않는다.
오메가-3 보충제, 글루코사민의 효과도 증명되지 않아
오메가-3 지방산은 고등어와 같이 등이 푸른 생선에 많이 들어 있으며, 이런 음식을 통해 섭취하면 심장·혈관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오메가-3 보충제로 먹으면 그렇지 않다.
|
한겨레 자료사진
|
효능의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로는 생선으로 먹을 때에는 오메가-3 외에도 다른 영양성분이 우리 몸에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명 교수는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는 건강기능식품이나 비타민제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의학적으로 입증된 절주, 금연, 적정 몸무게 유지, 규칙적인 운동, 과일과 채소 섭취 등을 실천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section _ H : 페이스북 바로가기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