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9.08 19:34
수정 : 2015.09.08 19:34
이주의 건강 화제
아미노글리코사이드 계열의 항생제가 청력을 잃게 만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전신 감염이 있을 때 이 항생제를 쓰면 난청 정도가 더 심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자원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와 피터 스테이저 미국 오리건 청각(귀)연구센터 교수팀이 최근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귀의 청각세포에 독성을 일으키는 약물은 전신 감염이 있을 때 청력 손실 부작용이 더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귀 안에 있는 달팽이관의 청각세포를 손상시켜 난청을 일으키는 약물을 ‘이독성 약물’이라 부르는데, 아미노글리코사이드 계열의 항생제가 대표적이다. 이 항생제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세균에 대한 넓은 항생 능력 등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신장 기능과 청력에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탓에 뇌수막염·결핵·신생아패혈증 등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연구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통해 아미노글리코사이드 계열 항생제인 겐타마이신이 난청을 일으키는 기전을 규명했다. 겐타마이신과 같은 이독성 약물은 세포들 사이에서 이온이 이동하는 통로로 움직이는데, 이런 약물이 이온 통로를 통해 달팽이관의 청각세포에 쌓이면 청각세포를 파괴해 난청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한번 손상된 청각세포는 다시는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이런 항생제의 지속적인 사용은 영구적으로 청력을 손상시킬 위험이 있다.
연구팀은 또 세균 감염이 있으면 청각세포에 쌓이는 약물의 양이 더욱 많아져 난청이 심해지는 것을 증명했다. 특히 감염이 생겼을 때 우리 몸에서 분비가 많아지는 염증 매개 물질들이 이런 현상에 관여하는 것을 동물실험으로 밝혀냈다.
구자원 교수는 “세균 감염을 치료하려고 쓰는 항생제가 영구적인 청력 소실을 일으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해당 약물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과 급성난청의 예방과 조기치료를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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