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5.09.25 14:04 수정 : 2015.09.25 16:34

section _ H


대전 영선사 법송스님이 차려 낸
사찰식 명절음식 만들기

영선사의 사찰 다례상은 정갈하고 담백하다. 기름이 많이 들어가 칼로리가 높다는 둥, 먹을거리가 풍부한 요즘과 안 맞는다는 둥, 천덕꾸러기 취급 받기도 한다. 이럴 때에는 법송스님의 솜씨를 따라 저칼로리 사찰음식을 만들어볼 수 있다.

법송스님은 가족들이 둘러앉아 먹을 음식으로 ‘더덕찹쌀구이’부터 추천한다. “가을에는 땅속 저장음식인 셈인 뿌리채소가 아주 좋아요. 연근, 더덕, 도라지 같은 거요.” 영선사 식구들은 봄에는 나물을, 여름에는 열매를, 겨울에는 봄부터 저장해둔 갖가지 발효음식을 먹는다.

법송스님 상차림

더덕찹쌀구이는 더덕의 질감과 끈적거리는 찹쌀이 잘 어울린다. “더덕이나 도라지는 칼로 자르지 않고 칼등 같은 걸로 찧죠.” 편리함을 버리는 것도 수행의 한 과정이다. 도라지도 쓴맛을 없애려고 소금물에 빡빡 씻지 않는다. “쓴맛이 약간 남아 있는 게 좋아요.” 재료 본연의 성질을 지키려는 노력이다. 살짝 도는 도라지의 쓴맛은 오히려 침을 고이게 한다. 잣과 어울려 고소하다.

가지로 만든 만두도 식탁에 오른다. 그런데 어째 시커멓다. 아스팔트 색이다. 누가 걷는 도로를 얇게 뜯어 싼 듯한 먹거리를 좋아하겠는가! 도무지 손이 가지 않는다. 이유는 통밀가루다. 하지만 한입 물면 ‘편견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스님은 담백한 명절 상차림에 특별식을 빼놓지 않았다. ‘깻잎주머니’. 납작한 지우개 모양 주머니의 겉은 깻잎, 그 안에 물컹한 마가 들었다. 꽉 깨물면 퍽 터진다. 그다음에는 두부 푸딩처럼 부드러운 것들이 흘러나온다.

가장 흔한 명절음식은 잡채다. 하지만 스님의 잡채는 뭔가 다르다. 그의 ‘우엉잡채’에는 쭉쭉 늘어지는 당면이 없다. 채 썬 우엉과 고추들이 인간 세상처럼 섞여 한 접시를 만들었다. “산행주먹밥 빼놓으면 안 되지.” 현도스님의 말이다. 영선사 스님들은 다례를 지내고 주먹밥을 만들어 신도들과 함께 계룡산에 오른다. “소화도 잘되고 김밥처럼 간편합니다.” 종류는 2가지. ‘삭힌 고추 주먹밥’과 ‘삭힌 깻잎 주먹밥’. 매운 고추 맛이 은근히 올라와 한 걸음씩 떼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깻잎은 6년 삭힌 거다. 세월이 빚은 맛만큼 기품 있는 것은 없다. 단출한 주먹밥은 위에 부담도 적다. 칡잎이나 떡갈나무잎에 싸 간다. “비닐봉지 같은 건 안 씁니다. 먹고 던져도 썩어 없어지는 것들이죠.”

산행주먹밥(삭힌 고추 주먹밥) 만드는 법

재료: 고추 50g, 밥 3공기, 김 5장, 볶은 소금 1t, 깨소금 2T, 참기름 1T, 삭힌 고추 양념(들기름 2T, 깨소금 1T)

-삭힌 고추는 소금물을 빼고 다져서 들기름에 볶는다.

-밥에 삭힌 고추와 소금, 깨소금, 참기름을 섞어 주먹밥을 만든다.

-구운 김에 주먹밥을 싼다.

 

더덕찹쌀구이 만드는 법

재료: 더덕 1㎏, 찹쌀 1컵 반, 대추 10개, 소금과 물 약간, 잣가루 조금

-더덕을 깎아 씻어 부드러워질 때까지 찧고 마른 찹쌀가루에 묻힌다.

-남은 찹쌀가루 조금과 소금, 다진 대추, 소금, 물을 섞어 반죽한 뒤 더덕에 발라 굽는다.

-찹쌀 때문에 들러붙지 않도록 더덕 사이사이로 잣가루를 뿌려준다.

가지만두 만드는 법

재료: 가지 3개, 통밀가루 2컵, 감자 1개, 잣 60~70g, 물 조금, 두부 반모

-통밀가루에 물을 조금 섞어 반죽한 뒤 하루 정도 상온에서 숙성시킨다.

-가지를 채 썬 뒤 소금에 넣어 30여분 둔다.

-물기가 좀 남을 정도로만 짠다.

-두부는 으깨고 감자를 곱게 채 썰어 볶는다.

-반죽으로 만두피를 만들고, 재료들을 넣는다. 잣은 통 째로 넣는다. 잣 대신 땅콩을 넣어도 된다.

우엉잡채 만드는 법

재료: 우엉 500g, 청고추 100g, 홍고추 10g, 들기름과 집간장 조금

-재료들을 비슷한 크기로 채 썬다.

-들기름, 집간장 넣어 볶는다.

-우엉은 입맛에 따라 볶는 시간 조절한다.

 

깻잎주머니 만드는 법

재료: 깻잎 6장, 마 300g, 잣가루 조금, 고추장양념(고추장 1t, 매실 1t, 조청 약간을 끓여 낸 것) 조금, 감자 1개, 표고버섯 2개, 당근 1/4개, 두부 1/4모, 들기름 조금

-감자, 표고버섯, 당근은 다진 뒤에 살짝 볶는다. 마는 갈아둔다.

-두부는 으깬 뒤 살짝 볶는다.

-준비한 재료들을 깻잎에 싼다.

-고추장양념과 잣가루를 뿌린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2013년 추석에 소개한 내용을 다시 정리했습니다.

section _ H : 페이스북 바로가기


광고

관련정보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