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10.06 15:30
수정 : 2015.10.06 15:30
section _ H
자연산 돌미역 활용하면
미역귀가 국물 우려내
미역국이라면 집안마다 또는 사람마다 맛내는 비법이 있을 만큼 우리네와 한 몸인 음식이다.
이 때 자연산 돌미역을 활용해 보면 약간 독특하게 미역국을 끓일 수 있다. 자연산 돌미역은 보통 미역이랑 다르다. 보통 미역은 까만데, 자연산 돌미역은 노릇노릇한 때깔이 돌고, 미역귀에서부터 줄기와 잎까지 미역 한 포기 포기가 그대로 있다. 보통 미역이 윤기가 잘잘 흐르는 도시인 같다면, 자연산 미역은 꺼칠한 농부 같다.
자연산 돌미역은 소고기를 넣지 않아도 미역 자체에서 곰국처럼 뽀얗게 우려져 나온다고 한다.
|
한겨레 자료사진
|
1시간 이상 오래 끓일수록 맛이 있고, 오늘 끓여 먹고 남은 걸 내일 다시 끓여 먹으면 맛이 더 깊어진다.
이렇게 미역국을 끓일 때에는 소고기를 빼도 된다. 쌀뜨물을 넣고 끓이면 된다. 쌀을 씻으며 첫 번째 나오는 물에 미역을 불리고, 두 번째 나오는 뜨물을 바가지에 받아 5분 정도 가라앉힌다. 미역이 불으면 맑은 물에 씻어 체에 밭쳐 물을 뺀 뒤 먹기 좋게 자른다.
이 때 이 때 미역의 머리 부분인 미역귀 역시 주름마다 잘라 한입 크기로 잘라준다. 이걸 들기름에 먼저 달달 볶다가 아까 받아놓은 쌀뜨물 웃물을 넣고 푹 끓인다. 1시간가량 끓인 뒤 집간장으로 간을 하고 다시 10여분 더 끓인다. 그러면 뽀얀 곰국같은 국물이 우려져 나온다.
|
한겨레 자료사진
|
그동안 사먹었던 자연산 미역은 보통 이렇지 않다. 이유는 미역귀 덕분이다. 이 미역귀에서 맛과 영양이 우려지는 것이다.
미역귀는 미역 뿌리 바로 위에 달리는 머리 부분으로 미역의 포자가 나오는 생식기관이다. 생긴 건 뇌처럼 굵은 주름 잡힌 꽃모양이고 두툼해 씹기가 쉽지 않다. 그동안 미역을 양식하면서 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 미역귀에 영양소가 풍부해 보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단다. 사람 입맛에 단것만 골라 먹느라 진짜를 모두 버렸던 셈이다.
|
한겨레 자료사진
|
미역 한 포기가 온전히 들어 있는 미역국을 아침에도 저녁에도 먹으면 옛 이야기도 자연스레 떠오른다. 옛날 우리 조상들이 고래와 친하게 지내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고래가 새끼를 낳은 뒤 이 바다풀을 먹기에 사람도 산후 끓여 먹었다는 이야기다.
*장영란 <숨쉬는 양념 밥상> 저자의 기고글을 다듬어 소개했습니다.
section _ H : 페이스북 바로가기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