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10.07 16:17
수정 : 2015.10.0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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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치명적인 수면 장애
불면증 외에도
자는 동안 남의 몸을 더듬는 등 다양
잘 자는 습관 중요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분명 아름다웠을 것이다. 오랜 시간 숙면 덕에 노화가 지연됐을 것이고, 자는 동안 분비가 촉진된다는 콜라겐의 도움을 받아 피부도 탱탱했을 것이다. 잠을 재운 것이 마녀의 축복인지 저주인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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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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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잠을 못 잔다는 것은 자체로 형벌일 뿐 아니라 건강에도 치명적이다. 최근에는 턱을 잘라서 작게 만들고 살짝 뒤로 집어넣는 미용 목적의 양악수술을 받은 뒤 수면클리닉을 찾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기도가 좁아져 코골이나 잘 때 숨을 원활하게 쉬지 못하는 수면무호흡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수면무호흡증이 10~15년 지속되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견줘 사망률은 10~30%까지 올라간다는 보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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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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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진료환자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수면장애로 진료를 받는 사람은 한 해 30만명이 넘는다. 이 가운데 불면증은 여자가 더 많지만,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남자가 많다.
전문가의 말을 종합하면, 불면증은 잠들기 어렵거나 잠에서 자주 깨는 사람, 일찍 일어나 다시 잠들지 못하는 경우가 일주일에 3번 이상 거듭되고 다음날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가리킨다. 수면이 부족하면 면역세포인 엔케이 세포(내추럴 킬러 셀)의 분비량이 떨어지고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백혈구의 힘도 달린다. 자연히 면역력에도 문제가 생긴다. 불면증의 원인은 카페인·스트레스·과식·과음·흡연 말고도 시험이나 이별 같은 급성 사건이나 예민한 성격 등으로 다양하다. 가까운 누군가 세상을 떠난 뒤 슬픔을 추스를 때가 돼도 불면증은 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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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명상 전문가 최상용 박사가 수면명상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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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도 수면질환에는 시도 때도 없이 졸리는 과수면증, 자는 동안 다리를 주기적으로 차는 하지불안증후군, 잠자는 동안 이상행동을 하는 각성장애, 자면서 욕을 하거나 발길질을 하는 수면행동장애 등이 있다. 특이하게 요즘 조금씩 늘고 있다는 수면각성질환인 ‘섹솜니아’의 경우, 자는 동안 남의 몸을 더듬거나 심하면 성행위까지 하는 몽유병 증상으로 꼽힌다.
수면 장애를 이기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 습관을 살피는 것이 좋다. 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나는 것은 한의학이나 서양의학 모두 중요하게 꼽는 사항이다. 한의학적 소견에서 수면시간은 모든 동물이 신체를 재정비하는 시간이다. 이런 시간이 불규칙하다면 면역과 신체방어체계에 이상이 생긴다.
<동의보감>에서도 수면을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데, 이를 보면, 옆으로 누워서 기도를 확보하고 척추를 바로 하며 조금은 뒤척이는 것이 좋다고 한다. 또 움직임이 너무 없으면 목이 돌아가지 않는 등 몸이 경직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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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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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때는 입을 다물고 과식을 피하며 심신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번민이 생기면 ‘혈허’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잠을 잘 잘 수 있다는 자기최면을 갖고 시계와 휴대전화를 멀리 둔 채 내일의 걱정을 쫓아내는 명상을 하는 것도 좋다. 인체 생리적인 작용을 최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수면양말을 신거나 소형전기장판을 발쪽에 대는 등 발을 따뜻하게 하는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밤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가 멜라토닌 분비가 가장 많이 되는 시간이기 때문에 이때 잠을 자면 다른 시간에 오래 자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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